"의사 집단행동 재발방지책 만들어달라"…환자단체, 인권위 진정
정부가 집단 사직한 전공의들에게 제시한 복귀 시한 당일인 어제(2월 29일) 환자 단체들이 "치료 연기는 사형 선고"라며 전공의 복귀와 함께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습니다.
한국백혈병환우회 등 9개 환자 단체가 참여한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이날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공의는 사직 방식의 집단행동을 이제는 멈추고, 응급·중증 환자에게 돌아와 이들이 겪는 불편과 피해, 불안부터 멈추게 해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이들은 "중증 환자는 적시에 치료를 받는 것이 생명 연장을 위해 중요하다"면서 "질병의 고통과 죽음의 불안과 싸우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치료 연기는 '사형 선고'와도 다름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전공의가 돌아와 응급·중증 환자 곁을 지키는 일에 어떤 조건을 붙여서는 안 된다"며 "그렇지 않으면 전공의의 어떤 주장도 국민과 환자의 이해와 공감을 얻을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수련병원 전공의 집단행동이 또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정부에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진정서를 인권위에 제출하기로 했습니다.
한편 이들은 수련병원에서 전공의가 아닌 '전문의'가 환자 치료의 중심 역할을 해야 하며, 안정적인 의료 지원을 위해 '진료지원인력(PA 간호사)'의 역할을 법제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등 7개 단체 연합인 한국중증질환연합회도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사들의 단체 행동을 즉각 중단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김태현 한국루게릭연맹회장은 "최고의 기득권을 가지고도 의사 집단은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 희귀난치병 중증 질환자의 생명을 볼모로 잡고 의료대란을 일으켰다"며, "의사 집단이 국민 목숨을 담보로 겁박하는 데 머리를 사용한다면 시정잡배와 무엇이 다른가"라고 분노했습니다.
이어 그는 "조직폭력배와 다단계 조직보다 더한 집단"이라며 "지금도 호스피스 병동과 중환자실에서 환자들은 산소호흡기로 목숨을 유지하며 발버둥 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들 단체는 정부가 보험·공제 가입을 조건으로 의료 사고에 대한 공소를 제한하는 '의료사고처리특례법'을 내놓고, 의료계 혼란을 막기 위해 한시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확대하는 안을 내놓은 것에 대해서도 '의료인·영리기업 특혜법'이라며 철회를 요구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에 대한의사협회와 피해 당사자인 중증 질환자가 함께 논의할 수 있는 협의체를 구성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박혜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floshmlu@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