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동남아 오면 월 천" 광고보고 갔더니 여권 뺏고 감금
입력 2024-02-28 19:00  | 수정 2024-02-28 19:38
【 앵커멘트 】
"라오스와 캄보디아 등 동남아에서 단순 번역 업무를 하면 월 최대 1천만 원을 보장한다."
이런 광고에 솔깃해 문을 두드렸다가 큰 낭패를 보실 수 있으니 주의하셔야 겠습니다.
현지 도착과 동시에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기고 감금을 당한 상태에서 보이스 피싱같은 불법 행위를 강요받는다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합니다.
강재묵 기자가 보도취재했습니다.


【 기자 】
현지 경찰이 들어닥친 불법 온라인 도박 운영 사무실입니다.

모니터와 책상이 좁은 방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최근 일부 동남아 국가에 취업한 한국인들이 보이스 피싱과 불법 도박 관련 업무 등을 강요받은 현장입니다.

▶ 인터뷰(☎) : 동남아 취업사기 피해자
- "들어가면 교도소처럼 되어 있었어요. 앞에서 지키고 있고 못 나가게…. 벽도 엄청 높게 돼 있고, 그때부터 큰일 났다 이렇게 되는 거죠"

해외 낯선 땅까지 이들을 유인한 미끼는 높은 수익을 보장해준다는 구인 광고였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나 SNS를 통해 구인구직 게시물이 쉽게 확인됐는데, 단순한 타자 능력만 있다면 월 500만 원부터 최대 1천만 원에 달하는 수익을 약속합니다.

▶ 스탠딩 : 강재묵 / 기자
- "취재진도 직접 관련 게시물 중 한 곳에 연락을 넣어봤습니다. 5분이 채 안 돼 바로 답장을 받을 만큼 손쉽게 접근이 가능했습니다."

현지에 도착한 구직자들은 여권을 뺏기고 폭행과 협박·감금까지 당했습니다.

외교부는 라오스와 미얀마, 태국 접경 산악지대인 '골든트라이앵글'과 캄보디아 등 동남아 지역에서 취업 사기를 당한 피해자가 급증했다고 밝혔습니다.

2021년과 2022년엔 각각 4명에 그치던 피해자가 지난해에는 94명으로 늘었고, 올해엔 1월 한 달에만 38명에 달했습니다.

외교부는 피해자들이 태국을 거쳐 간다는 점을 고려해 태국 북부 검문소 2곳에 다음 달부터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하기로 했습니다.

MBN뉴스 강재묵입니다. [mook@mbn.co.kr]

영상취재 : 문진웅 기자
영상편집 : 김상진
그 래 픽 : 이새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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