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확정자 132명 중 40대 이하는 18명…그 중 15명은 수도권·호남 배치
당 관계자 "한동훈도 '꼰대당' 문제의식 공감"
당 관계자 "한동훈도 '꼰대당' 문제의식 공감"
절반 넘게 진행된 국민의힘 총선 공천에서 30·40대 청년, 정치 신인, 여성이 여전히 '소수자'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공천이 곧 당선으로 여겨지는 '텃밭'에선 50대 이상 남성 현역 의원들이 압도적 우위를 보이며 기득권을 지키고 있습니다.
오늘(28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어제(27일)까지 확정된 공천 후보자 132명 가운데 30대는 3명, 40대는 15명으로 나타났습니다. 20대는 없습니다. 40대 이하 청년 후보는 18명으로 전체의 약 14%입니다.
청년 후보들의 지역구는 대부분 '험지' 또는 '격전지'입니다. 서울(8명), 경기(5명), 광주(1명), 세종(1명)에 전체 청년 후보의 83%인 15명이 배치됐습니다. 배현진 의원(송파을)과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용인갑)을 제외하면 모두 국민의힘 현역이 없는 열세 지역입니다.
나머지 청년 후보 3명은 고령·성주·칠곡(정희용 의원), 해운대갑(주진우 전 대통령실 법무비서관), 경산(조지연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영남권에 배치됐습니다.
여성 후보는 132명 중 12명으로 약 9%에 불과합니다. 이들 12명 중 5명은 전·현직 의원입니다.
정치 신인들도 대부분 험지로 몰렸습니다. 당이 영입한 인물들의 지역구는 박은식(광주 동남을), 김효은(경기 오산), 전상범(서울 강북갑), 이상규(서울 성북을), 호준석(서울 구로갑), 이수정(경기 수원정) 등 야당 강세 지역이 대부분입니다.
반면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 등 영남권 '양지'는 현재까지 26명의 공천이 확정됐는데, 이 가운데 23명(약 88%)이 50대 이상 의원입니다. 영남권 공천 확정자 26명 중 현역 의원은 20명입니다.
수도권에 비해 국민의힘 입장에서 '할 만하다'고 평가받는 강원·충청권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강원 지역 공천 확정자 5명 중 4명이 50대 이상 현역 의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충청권의 경우 공천 확정자 16명 중 15명이 50대 이상입니다. 이 중 현역 의원이 9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이처럼 청년·신인·여성이 험지로, 50대 이상 남성 현역이 양지로 쏠리는 현상은 당이 놓인 현실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총선에서 이겨 의석 수가 민주당에 압도적으로 밀리는 국회 권력 지형을 바꾸는 게 최우선 목표이고, 그러기 위해 공천 갈등을 최소화할 '시스템 공천'을 운영하다 보니, 조직과 인지도에서 앞서는 '50·60대 남성 현역'이 우위에 설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다만, 현재까지의 공천 기조가 막판까지 유지될 경우 속칭 '꼰대남(男) 정당'이라는 이미지가 짙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이 같은 인식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 내에선 아직 공천이 결정되지 않은 영남권을 중심으로 전략공천이나, 현재 검토 중인 국민 추천제를 과감하게 적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박혜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floshmlu@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