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조수석으로 코를 '쑤욱'…인도서 야생 코끼리 공격 늘어난 이유
입력 2024-02-26 09:10  | 수정 2024-02-26 09:24
사진 = 유튜브 채널 'Tour of SivaSri' 영상 캡처
"정부가 농장 설립 위해 대나무림 파괴하면서 야생동물 마을로 내려와"
최근 인도에서 신성한 동물로 여겨지는 코끼리가 갈등의 중심에 놓였습니다.


인도 현지 언론과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야생 코끼리가 사람이 사는 마을로 내려와 통행을 방해하고 시설물을 파괴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람들을 공격해 사망하는 사고까지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각) 인도 와야나드에 거주하는 농부 아지쥐 조셉이 마을로 내려온 야생 코끼리의 공격을 받고 사망했고, 지난 16일에는 국영 생태 관광 프로젝트 업무를 하던 직원 박캄 벨라찰릴 폴이 코끼리의 공격으로 사망했습니다.

BBC는 "인도에서 관광과 가축, 벌목과 산불 등으로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야생 코끼리가 주민들 사는 곳까지 내려오는 일이 급증하고 있다"면서 "특히 얼마 전 정부가 단일재배 농장을 설립하기 위해 코끼리의 주 먹이인 대나무림을 파괴한 것이 주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도 현지 매체 WION이 공개한 야생 코끼리 공격 장면 / 사진 = WION 보도화면 캡처

주민들은 사고를 막지 못 한 정부 당국을 비판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습니다.

당국이 주민들을 달래기 위해 "야생 코끼리의 공격으로 피해를 당한 사람들의 치료비를 지원하겠다" 약속했지만, 주민들의 분노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그들은 "코끼리의 공격으로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데도 총리와 산림부 장관이 지역을 방문하지 않았다"면서 "코끼리로부터 주민을 보호하기 위한 강력한 경계벽과 울타리, 조기 경보 전자 시스템, 모든 야생 코끼리 무선 목걸이 착용, 야생 동물 통로 조성 등 과거 당국이 약속했던 것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동물을 주거 지역으로 몰아넣는 정부의 자연 서식지 축소 정책 또한 비판했습니다.

주민들은 "동물 보호 구역이 줄어들면서 서식지를 잃은 야생 동물들이 살 곳을 찾아 헤매면서 모든 비극이 시작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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