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체류 중인 러시아 여성이 공개한 평양의 복합 쇼핑몰 내부에 서방의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또 포착됐습니다.
빅토리아라는 이름의 이 러시아인은 최근 자신의 SNS에 "주말에 쇼핑몰에서 시간을 보냈다"며 동영상을 올렸습니다.
영상을 보면 층마다 상점들이 줄줄이 자리 잡고 있어 한국의 복합 쇼핑몰 분위기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쇼핑몰 내부 한 가운데에는 어린이를 위한 대형 키즈카페가 마련됐는데 볼풀장, 미끄럼틀, 트램펄린 등을 갖췄습니다.
눈에 띄는 것은 대형 미끄럼틀 바닥에 영국 BBC에서 방송돼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은 애니메이션 '바다탐험대 옥토넛'의 캐릭터들이 크게 그려져 있다는 점입니다.
북한에서 유명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그려진 제품이 포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16일 조선중앙TV가 보도한 광명성절(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을 맞은 평양 시내 모습에는 한국 애니메이션 캐릭터 '출동! 슈퍼윙스'가 프린트된 풍선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또 한국의 대표 캐릭터의 하나인 '뽀로로'가 북한에서 아동용 인형과 육아시설 미끄럼틀 장식물로 활용되고 있는 모습이 2014년 조선중앙TV를 통해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또 지난 2022년 공개된 북한 기록영화 '인민의 어버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4년 아이들에게 새 그릇을 제공했다고 했는데, 식기에는 일본 캐릭터 '헬로키티', 미국 디즈니의 '미키마우스'·'백설공주', 영국 TV만화 '기차 토마스' 등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북한은 이번에도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캐릭터를 무단 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빅토리아가 방문했다는 최신식 쇼핑몰은 이름이 공개되지 않았는데, 지난해 개업한 '류경금빛 상업중심'이나 옛 '광복백화점'을 리모델링해 2012년 다시 문을 연 '광복지구 상업중심'일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의 대외선전 잡지 '금수강산'은 류경금빛 상업중심에 대해 "87,000여 ㎡의 연건축면적에 상업, 급양, 호텔, 사무구역을 포함한 종합적인 봉사기지"라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빅토리아는 지난해 말 북한 일상을 올리는 SNS를 개설했습니다.
[박혜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floshmlu@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