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하위 20%’ 근거된 지역수행 평가 공정성 시비…“친명 입맛대로 왜곡 우려”
입력 2024-02-24 16:15  | 수정 2024-02-24 16:21
공천 결과를 발표하는 임혁백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 / 사진=연합뉴스
‘지역 간 정당지지율 편차에 따른 왜곡이 없도록 고려’ 적시
“민주당 지지율 높은 지역의 현역 평가 임의로 조작 가능성“
‘공정성 시비’ 리서치디앤에이, ‘하위 20%’ 박용진·송갑석 평가 수행
더불어민주당이 ‘현역 의원 하위 20% 평가 결과를 통보하면서 대상에 포함된 비명계의 반발이 커지는 가운데 특정 여론조사 업체가 실시한 ‘지역활동 수행평가에 공정성 시비가 제기됐습니다.



민주당 현역 의원 평가는 의정활동(380점)ㆍ기여활동(250점)ㆍ공약이행(100점)ㆍ지역활동(270점) 등 총 1,000점 만점으로 구성됩니다. 이 중 가장 배점이 높은 지역활동 수행평가(130점)가 변별력을 가르는 핵심 평가로 꼽힙니다.

지역활동 수행평가는 권리당원 대상 여론조사(50점)와 일반 국민 대상 여론조사(80점)를 합산해 산출합니다. 민주당이 공개한 평가 기준에 따르면 <안심번호를 활용한 지역 유권자 여론조사 결과를 반영하되, 지역 간 정당지지율 편차에 따른 왜곡이 없도록 고려>한다는 문구가 적시돼 있습니다. 민주당 지지율이 높은 지역에선 여론조사 점수가 높게 나올 가능성이 큰 만큼, 지지율이 낮은 지역과의 형평성을 위해 결과를 조정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당 내에서는 이 조항 때문에 평가 점수가 자의적으로 조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24일 민주당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여론조사 결과를 조정한다는 기준이 없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한 비명계 의원실 관계자도 비명계 솎아내기를 위한 도구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비명계인 박용진 의원(서울 강북을)과 송갑석 의원(광주 서구갑)이 하위 20% 명단에 포함된 것도 지역활동 평가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많습니다. 두 의원의 지역구 모두 민주당 지지세가 높은 지역으로 분류돼, 지역활동 평가 점수에서 조정이 들어갔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박 의원은 제22회 백봉신사상과 국회 의정대상을 수상했고, 송 의원도 국회 의정대상을 3년 연속 수상하는 등 의정활동에 충실했다는 평가가 다수입니다.

지난해 5월 국회 의정대상을 수상하는 박용진 의원


지난해 말 진행된 두 의원의 지역활동 평가를 담당한 여론조사 업체가 ‘리서치디앤에이였다는 점도 공정성 시비를 키우고 있습니다. 리서치디앤에이는 최근 일부 지역구에서 현역 의원을 빼고 후보 경쟁력 조사를 시행해 논란을 일으킨 업체입니다. 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성남시 시민만족도 조사 용역을 수행했던 업체가 실시한 지역활동 평가를 거쳐 비명계 의원들이 하위 20%에 포함된 건 우연이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최근 당내 일각의 공정성 시비를 이유로 해당 업체를 향후 경선에서 제외하라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평가 점수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하위 20% 평가를 받은 의원들은 점수를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은 최근 홍 원내대표에게 의원이 개별적으로 연락하면 평가 점수를 열람시켜주겠다”고 약속했다가 하루 만에 입장을 번복하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박용진 의원은 이날 다시 한 번 평가결과와 그 채점기준 및 각 평가위원의 항목별 점수의 공개를 요청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공천을 위한 경선 투표 결과 집계 전체 과정을 경선 참여 후보들에게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민주당의 공천 과정에서 각종 불투명 평가 논란이 일고 있는 점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 서영수 기자 engmath@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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