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불나면 대형 아궁이 되는 지하주차장…장작은 곳곳에
입력 2024-02-23 19:01  | 수정 2024-02-23 19:39
【 앵커멘트 】
지하에서 불이 나면 연기와 열기가 잘 빠져나가지 않겠죠.
한마디로 큰 아궁이가 되는 건데, 구조도 그렇지만 특히나 장작이 될 수 있는 물건이 쌓여 있는 곳이 많다고 합니다.
강세현 기자가 현장을 돌아봤습니다.


【 기자 】
지난 2022년, 대전 아웃렛 화재는 지하에 쌓여 있던 상자에서 시작됐습니다.

불은 순식간에 주차장으로 번졌고 7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지하에서 불이 나면 내부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 1,000도를 넘어가기도 하고, 연기도 쉽게 배출되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이영주 / 경일대 소방방재학부 교수
- "열도 배출이 안 되기 때문에 열에 의한 화세가 확산되는 경향을 보이거든요. (지하에) 산소가 충분하지 않다 보니까 불완전 연소가 발생하면서 연기가 훨씬 더 많이 발생을…."

실제로 불이 났던 지하 분리수거장을 찾아가 보니 불이 시작된 곳뿐만 아니라 주차장 곳곳이 새까맣게 타 있고 거울도 녹아 있습니다.


이렇게 지하층 화재는 위험하지만 장작이 될 수 있는 물건을 쌓아두는 곳이 많습니다.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는 자동차 옆으로 성인 남성 키보다 높게 쓰레기가 쌓여 있습니다.

다른 곳도 쓰레기와 함께 식용유까지 버려져 있는데, 불이 났을 때 연기가 번지는 것을 막아줄 방화문까지 열어뒀습니다.

대형 쇼핑몰 지하주차장에도 상자가 잔뜩 쌓여 있습니다.

(현장음)
- 박스 여기 쌓아서 두면 된다는 거죠?
= 박스는 가져와서 쌓아 놓고 가면 돼요.

▶ 스탠딩 : 강세현 / 기자
- "심지어 불이 잘 붙는 페인트 같은 위험물도 안내 문구만 붙여 놓고 지하 주차장 구석에 잔뜩 쌓아 놓았습니다."

지하에 분리수거장을 만들면 안 된다는 명확한 규정이 없어 벌어진 일입니다.

또 지하에 분리수거장을 만들더라도 지정된 구역을 벗어나 주차장에 쓰레기를 두면 안 되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 인터뷰(☎) : 공하성 /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지하 공간 내에는 적재물이라든지 가연물을 최대한 줄이고 가연물은 지상에 적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제도를 정비하지 않으면 참사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MBN뉴스 강세현입니다. [ accent@mbn.co.kr ]

영상취재 : 김영진 기자
영상편집 : 이우주
그래픽 : 송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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