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강인 잘했다, 역시 대흥민"...누리꾼 '반색'
입력 2024-02-21 09:29  | 수정 2024-05-21 10:05
이강인, 런던 찾아 사과 "해선 안 될 행동 했다"…손흥민은 포용

지난 아시안 게임 당시 '탁구 게이트' 중심에 서며 분열을 보여줬던 태극전사들이 화해 소식을 전한 가운데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이 드라마의 해피엔딩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환영했습니다.

하극상 논란은 2023 카타르 아시안컵 당시 요르단과의 준결승 전날 저녁 식사 자리에서 터졌습니다.

주장인 손흥민은 결전을 앞두고 전의를 다지는 시간을 원했지만 이강인 등 젊은 선수들이 탁구를 치러 가자 이를 나무랐고, 언쟁이 벌어지며 거친 몸싸움으로까지 번진 겁니다. 손흥민이 멱살을 잡자 이강인이 주먹을 휘둘렀다는 보도까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강인 측은 주먹질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지만 이 과정에서 손흥민 손가락이 탈구됐다는 얘기까지 나오면서 성난 팬심을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패배한 것도 충격인 상황 속에서 '탁구 게이트'까지 터지자 이강인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인 겁니다.


이후 선수들을 관리하지 못했다는 질책이 클린스만 감독에게 쏟아지며 감독은 결국 경질됐고, 이강인을 광고 모델로 기용했던 기업들이 '이강인 지우기'에 나서고, 당장 3월 A매치 기간에 손흥민과 이강인을 국가대표로 부르지 않는 방안까지 언급되면서 '탁구 게이트' 여파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강인이 손흥민에게 사과하기 위해 런던으로 찾아갔고, 손흥민이 자신을 흔쾌히 반겨줬다고 밝혔습니다.

이강인은 자신의 SNS를 통해 "흥민이 형에게 얼마나 간절한 대회였는지 머리로는 알았으나 마음으로 그리고 행동으로는 그 간절함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던 부분에서 모든 문제가 시작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흥민이형이 주장으로서 형으로서 또한 팀 동료로서 단합을 위해 저에게 한 충고들을 귀담아 듣지 않고 제 의견만 피력했다"고 반성의 메시지를 냈습니다.

손흥민 뿐만 아니라 대표팀 내 다른 선배, 동료들에게도 연락을 해 사과했다고도 했습니다.

이에 누리꾼들은 "반성하고 사과했다니 잘했다", "앞으로 더 좋은 선수가 되어 달라", "지금 많이 힘들겠지만 늘 응원하는 팬들이 있다는 거 잊지 말라", "살아가면서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더 단단하고 강인해지길", "온 세상의 질타를 이렇게 혼자 떠안게 된 건 너무나 안타깝지만, 스스로의 잘못에 대해 깊이 반성하는 시간 또한 나중의 큰 밑거름이 될 거라 본다"고 응원했습니다.

이강인의 사과문이 올라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손흥민은 이강인과 어깨동무를 한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리며 화답했습니다.

손흥민은 "강인이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 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달라"며 "저도 어릴 때 실수도 많이 하고 안 좋은 모습을 보였던 적도 있었지만 그 때마다 좋은 선배님들의 따끔한 조언과 가르침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이강인을 감쌌습니다.

그러면서 "저도 제 행동에 대해 잘했다 생각하지 않고 충분히 질타 받을 수 있는 행동이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현명하게 지혜롭게 팀원들을 통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소란스러운 문제를 일으킨 점 다시 한 번 대한민국 대표팀 주장으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 숙였습니다.

손흥민의 사과문에 누리꾼들은 "실력, 리더십 뿐만 아니라 성품과 겸손함에 항상 놀라고 있다", "흥민 선수 말 듣고 강인 선수를 다시 응원하겠다", "진짜 대인배", "버릇없는 동생을 이렇게 이해해 주고 용서를 해준다는 게 본인이 듣고 있는 비난보다 동생 생각하는 마음이 더 큰 것", "조카뻘이지만 고개가 숙여진다", "'대흥민'이 그렇다면 그런 거다", "흥민이 형이 용서해 달라면 용서해야지", "너무 고생 많았다'며 위로를 전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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