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중국 직구앱 테무, '테무깡'으로 소비자 우롱 논란
입력 2024-02-20 08:15  | 수정 2024-02-20 08:18
사진 = 테무 앱 화면 캡처
'1코인만 더' '100원만 더' 문구 등으로 친구 초청 유도
"신규 회원 늘리려고 소비자 우롱" 불만 쏟아져
테무 측 "이벤트 규칙 다 적혀 있어…법적 문제 없다"

중국 직구 쇼핑 애플리케이션 '테무'가 한국에서 빠르게 가입자를 늘리고 있는 가운데, 신규 회원을 유치하기 위해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크레딧과 무료 사은품을 살포하는 이른바 '테무깡'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최근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틱톡 등에서 '테무깡'을 검색하면 많은 콘텐츠가 쏟아져 나올 정도로 직구 쇼핑 소비자들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습니다.

테무에서 배달온 수십 개 상품 패키지를 풀어보는 모습을 동영상·사진으로 찍어 올리는 콘텐츠로 '테무깡'이라는 제목을 붙여 공유합니다.

'테무깡'이 확산하기 앞서 중국 쇼핑앱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면서 '알리깡'이라는 말이 유행했습니다.


알리에서 산 물건을 언박싱(개봉)하는 콘텐츠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면 클릭뷰와 구독자 수가 금방 늘어나 마치 '카드깡'하듯 수입을 쉽게 올릴 수 있다고 해서 '알리깡'이란 말이 생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테무깡'은 ▲테무로 저렴하게 물건들은 사는 것 ▲배송 온 물건의 포장을 까는 것 ▲테무가 진행하는 이벤트에 '끈질기게' 참여해 테무에서 물건을 공짜로 받는 행위 등을 의미합니다.

사진 = 유튜브 캡처

그런데 일각에서는 테무의 이벤트 진행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테무는 처음 회원 가입한 고객 대상으로는 무료 배송과 반품, 배송 지연 시 5,300원 상당 크레딧 지급 등의 조건과 함께 패션·생활용품·전자기기 등 중국산 초저가 제품을 판매합니다.

이벤트를 통해 신규 회원 여럿을 추가로 가입시키면 물건을 공짜로 주거나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크레딧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특히 '크레딧 무료 받기 코너'에 들어가 룰렛 게임을 통해 100코인을 모으면 화면에 "현금 10만 원과 똑같이 쓸 수 있는 크레딧과 쿠폰 등 50만 원어치의 혜택을 준다"고 떠 있습니다.

이용자들이 룰렛 게임을 몇 번 돌리다 보면 코인이 순식간에 모입니다.

그리고 99개까지 모았을 떄 '50만 원 혜택까지 코인이 1개 부족하다'는 문구가 뜹니다.

이때 카톡 등으로 친구에게 초청장을 보내 해당 친구가 신규 회원으로 가입하면 룰렛을 돌릴 기회가 생깁니다.

사진 = 테무 앱 화면 캡처

문제는 친구 한 명이 신규 가입을 수락해 룰렛을 돌려도 코인 1개가 생기는 게 아니라 0.5코인, 0.3코인 등 소수점 자릿수의 코인이 나오기 때문에 혜택을 얻으려면 충족 화면이 나올 때까지 계속 친구를 추천해야 합니다.

이용자들은 1코인만 더 모으면 크레딧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계속 친구에게 초청장을 보내게 됩니다.

이용자들의 '아쉬움'을 이용해 회원을 늘리는 셈입니다.

무료 사은품을 주는 코너도 비슷한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어드라이어와 여행용 가방 등 5개 사은품을 고르고 선물 상자 버튼을 누르면 결제할 금액이 점점 줄다가 마지막에 '100원만 절약하면 무료 사은품을 받을 수 있다'는 문구가 뜹니다.

역시 '마지막 100원'을 채우기 위해선 친구를 가입시켜야 하는데, 처음 친구를 초청했을 때는 1명당 몇십 원을 주다 점점 줄어 2~3원까지 지급액이 떨어집니다.

'마지막 100원'을 채우기 위해 이용자들은 계속해서 친구를 초청해야 하는 겁니다.

실제로 '테무깡'이 확산하면서 국내 이용자 수가 작년 8월 52만 명에서 지난달 570만9천 명으로 10배로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테무 이벤트 품앗이를 위해 모르는 사람들끼리 서로 링크를 공유하거나 추천하기 위한 오픈 채팅방도 번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테무의 운영 방식에 이용자들은 '낚시질을 당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한 이용자는 "테무 고객센터에 항의했더니,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 처음부터 확률게임이라는 설명을 하고 동의 후 진행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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