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시베리아 감옥에서 사망한 가운데 나발니의 배우자가 남편 죽음의 부당함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유럽연합(EU)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합니다.
AFP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나발니의 아내 율리아 나발나야는 현지 시간 19일 벨기에 브뤼쉘에서 열리는 유럽연합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합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옛 트위터인 X(엑스)를 통해 나발나야의 참석을 환영하는 글을 올리면서 "EU의 외교장관들은 러시아에서 자유를 위해 싸우는 사람들을 지지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나발나야는 앞서 독일에서 열린 뮌헨 안보회의에 참석하던 중 남편의 사망 소식을 접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나발나야는 푸틴 대통령을 향해 "러시아에 있는 이 악을 물리치고 끔찍한 정권을 물리치기 위해 여기 있는 모든 이와 전 세계 사람들에게 뭉칠 것을 촉구하고자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혔던 나발니는 지난 16일 러시아 최북단 시베리아 지역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 교도소에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러시아 당국은 "나발니가 산책 후 몸 상태가 좋지 않았고 거의 즉시 의식을 잃었다"며 "의료진이 응급조치했지만 살리지 못해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사망 전날 법원에 온라인 출석을 했을 당시 나발니는 농담을 할 정도로 건강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 러시아 당국이 나발니의 사망 직후 마치 미리 준비한 것처럼 보이는 발표를 빠르게 내놨다는 점 등 나발니의 죽음과 관련해 잇따라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라트비아의 독립 매체는 나발니의 시신이 시베리아 북부 살레하르트 마을 병원에 안치돼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해당 보도에서 익명의 제보자는 나발니의 시신에 멍 자국들이 발견됐다며 "다른 사람들이 경련을 일으킨 사람을 붙잡았을 때 경련이 너무 강하면 멍이 생긴다. 나발니의 가슴에 든 멍은 심폐소생술을 시도한 흔적이다. 교도소 직원들은 나발니를 살리려고 노력했지만 아마도 심장 마비로 숨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