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손님 줄었지만 그 자리에"…100년 넘게 설 풍습 이어가는 사람들
입력 2024-02-09 19:00  | 수정 2024-02-09 19:41
【 앵커멘트 】
설날 아침에 떡국을 먹고 새로 맞춘 한복을 입는 설빔, 많이들 해보셨을 텐데요.
시대가 변해도 이런 오래된 전통을 100년이 넘도록 대를 이어 지켜온 분들이 있습니다.
백길종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형형색색의 떡을 준비하는 손길이 분주하고 벽에 걸린 수십 년 된 사진이 정겹습니다.

이 떡집은 1910년 경술국치 이후 궁에서 나오게 된 궁녀에게 비법을 전수받아 낙원 시장에 터를 잡은 지 100년이 넘었습니다.

▶ 인터뷰 : 김희정 / 떡집 운영
- "저희 어머니가 사장님이시고요. 그 어머니의 어머니가 상궁한테 전수받으셔서…저희가 4대째예요. 돌잔치 때 먹었던 떡인데 환갑 되셨다는 분들도 계시고."

이승만 전 대통령 때부터 수십 년간 청와대의 단골 떡집이기도 했는데 입소문을 듣고 먼 곳에서 찾아오는 손님도 많습니다.

▶ 인터뷰 : 조경애 / 서울 개포동
- "떡국 떡은 선생님께 선물하고 긴 떡은 친구들이랑 나눠 먹으려고 샀어요."

설날에 어른들께 인사드리기 전에 한복을 새로 맞추러 나온 가족도 눈에 띕니다.


▶ 인터뷰 : 주수진 / 부산 구서동
- "아이들은 그래도 전통을 놓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 꼭 명절에는 챙겨 입히려고…."

▶ 스탠딩 : 백길종 / 기자
- "한복을 지어 입는 사람이 줄면서 설빔은 점점 옛 풍습이 되어가고 있지만, 역시 100년 넘게 같은 자리를 지켜온 가게도 있습니다."

6·25 때도 자리를 굳게 지킨 한복집은 1913년부터 이어진 부산진시장 그 자체입니다.

3대째 운영 중인 이정애 씨는 단골 손님들을 보고 장사한다면서도 코로나19 이후 손님이 줄었다고 아쉬워합니다.

▶ 인터뷰 : 이정애 / 한복집 사장
- "자제분 결혼시킬 때 왔다가 손녀 손자 결혼시킨다고 가끔 오십니다. 예전에는 다 직원이 몇 명씩 있었어요. 지금은 혼자 해도 하니까."

세월이 흐르며 사람들 취향은 바뀌지만, 전통을 지켜오는 이들 덕에 우리의 아름다운 풍습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백길종입니다. [100road@mbn.co.kr]

영상취재 : 김영진·안동균 기자
영상편집 : 이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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