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82% 의대 증원 반대…절반 "이미 의사 충분해"

"증원 말고 필수 의료 수가 등 근무환경 개선해야…지역의사제도 반대"

의사 10명 중 8명은 정부가 추진하는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를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 중 절반은 이미 '의사가 충분하다'는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이 지난해 11월 10일부터 17일까지 의사 40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의과대학 정원 및 관련 현안에 대한 의사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81.7%는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했습니다.

반대 이유로는 '이미 의사 수가 충분하다'는 의견이 49.4%로 가장 많았습니다.

다음으로는 '향후 인구가 감소하면서 의사 수요 역시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16.3%, '의료비용 증가 우려'가 15.0%, '의료서비스 질 저하 우려'가 14.4%, '과다한 경쟁 우려'가 4.4% 등 언급됐습니다.

정원 확대에 찬성하는 이유로는 49%가 '필수의료 분야의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서'라고 답했습니다. 이외에는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24.4%), '의사가 부족해 환자가 진료받지 못해서'(7.9%) 등이 꼽혔습니다.

지역의료 인력을 확충하기 위해 지역인재전형을 확대하는 방침에는 반대가 51.5%로 찬성보다 3% 근소하게 높았습니다.

반대 이유로는 '지역의 의료 질 차이 초래'(28.1%), '일반 졸업생들과의 이질감으로 인해 의사 사회에서 갈등 유발'(15.6%), '지역인재 전형 인재에 대한 환자의 선호도 저하 가능성'(9.4%)이 언급됐습니다. 장학금을 지급하고 일정 기간 한 지역에 의무적으로 근무하게 하는 이른바 '지역의사제' 도입에 대해서도 62.2%가 반대했습니다.

의사들이 꼽은 필수의료 기피 현상의 원인은 '낮은 수가'가 45.4%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보호 부재'가 36%로 언급됐습니다. '과도한 업무부담'(7.9%)도 필수의료 기피 원인으로 꼽혔습니다.

응급실 뺑뺑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36.2%가 '경증 환자의 응급실 이용을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밖에 '응급환자 분류 및 후송체계 강화'(27.5%), '의료전달체계 확립'(22.6%) 등도 제시됐습니다.

소아과 오픈런 사태는 '소아청소년과 운영을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47.2%로 높았습니다.

의협은 "섣부른 의대 정원 확대는 의료의 질 저하와 향후 의료비 증가를 유발할 수 있어 신중한 고려가 필요하다"며 "필수의료 분야 수가의 합리화와 의료사고 법적 부담 완화 등이 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김혜균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catfis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