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규모, 경기 수원시 전체 면적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한인 피해는 현재까지 없어
한인 피해는 현재까지 없어
현지 시각 2일부터 시작된 칠레 산불로 발생한 인명 피해가 최소 99명은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종자는 100명이 넘습니다.
4일 칠레 대통령실 소셜미디어와 국가재난예방대응청(세나프레드·Senafred)에서 제공하는 재난정보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중부 발파라이소주의 페뉴엘라 호수 보호구역 인근에서 산불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강풍과 건조한 날씨 등으로 금세 거세진 불은 민가까지 번졌습니다. 특히 지난 3일에는 최대 풍속 시속 60km까지 바람이 거셌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피해는 칠레 대표적 휴양지인 비냐델마르를 비롯해 킬푸에, 비야알레마나, 리마셰 등에 집중됐습니다. 공단 지역인 엘살토에서는 페인트 공장이 화염에 휩싸였고, 내부에서 인화성 물질로 인한 폭발도 발생했습니다.
국가에서 관리한 지 73년 넘은 역사 깊은 식물원은 90% 이상 소실됐고, 근로자 가족 4명도 숨졌습니다.
1951년부터 국립 시설로 관리돼 온 비냐델마르 식물원이 잿더미로 변한 모습. / 로이터=연합뉴스
지금까지 불에 탄 면적은 경기 수원시 전체 면적에 약간 못 미치는 110㎢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피해를 본 주택은 3천~6천 채에 달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특히 빈민가가 몰린 난개발 지역에서 피해가 집중된 것으로 조사됩니다.
인명 피해도 커지고 있습니다. 공식적 사망자 수치를 집계하는 정부 부처인 'SML'(Servicio Medico Legal)에 따르면 지금까지 최소 99명이 숨졌습니다. 현지 매체는 실종자 수도 100명이 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앞서 이날 오전 마카레나 리파몬티 비냐델마르 시장은 "생사 확인이 어려운 사람의 숫자는 200여 명"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 수치에 사망자도 일부 포함됐는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가브리엘 보리치 정부는 가용할 수 있는 소방관과 군 장병을 동원해 진화와 실종자 수색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밝혔지만, 지난주 남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로 총력 대응에는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라테르세라 현지 매체는 보도했습니다.
세나프레드는 일주일 동안 전국에서 161건의 화재가 발생했는데, 이중 40건은 진화 중이라고 오늘 오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했습니다.
보리치 대통령은 대국민 메세지에서 525명의 사망자를 낸 2010년 2월의 규모 8.8대지진과 쓰나미를 언급하며 "의심할 여지 없이 2010년 참사 이후 가장 큰 비극"이라며 "5~6일을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정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쑥대밭이 된 비냐델마르의 한 마을. / 로이터=연합뉴스
세나프레드는 화염에 휩싸일 위험이 있는 30여 개 도시 주민을 대상으로 전날 내내 대피 알람을 보냈다고 전했습니다. 비냐델마르 등 4개 도시에는 이날 오후 6시부터 다음날인 5일 오전 10시까지 통행금지령도 내려졌습니다.
대국민 메세지에 따르면 여러 곳의 화재 가운데 비냐델마르와 라스타블라스 지역은 방화에 의한 재해 가능성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주칠레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지금까지 접수된 한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사관 측은 긴급 공지를 통해 진화 때까지 발파라이소 및 비냐델마르 지역 방문을 삼갈 것을 교민과 관광객에게 당부했습니다.
[김혜균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catfis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