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흘리며 쓰러진 아내 두고 테니스 치러간 남편 '재판행'

피를 흘리며 쓰러진 아내를 내버려둔 채 테니스를 치러 간 60대 남편이 재판을 받게 됐습니다.

인천지검은 오늘(2일) 63살 A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A씨의 죄명을 유기 혐의에서 유기치상 혐의로 변경했습니다.

유기죄는 법률상 의무 있는 자가 질병 등의 사유로 타인의 보호 없이 혼자 생활에 필요한 동작을 할 수 없는 사람을 유기했을 때 성립합니다.

유기치상죄는 유기죄를 범해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 성립되는데, 유기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지만 유기치상죄는 7년 이하의 징역으로 형량이 훨씬 높습니다.

A씨는 지난해 5월 9일 오후 6시 12분쯤 인천 강화군 자택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진 50대 아내 B씨를 방치해 다치게 한 혐의를 받습니다.

테니스를 치러 가기 위해 옷을 갈아입으러 집에 들린 A씨는 쓰러진 아내를 본 뒤 사진을 찍어 의붓딸에게 보낸 뒤 외출했습니다.

당시 B씨는 뇌출혈로 인해 화장실 바닥에 쓰러진 채 피를 흘리고 있었습니다.

B씨는 딸의 신고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뇌사 상태에 빠졌습니다.

당초 경찰은 A씨에게 유기치상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이를 반려했습니다. 의학적 검증이 필요하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이후 경찰은 보완 수사를 하며 유기치상을 유기 혐의로 변경해 검찰로 송치했습니다.

결국 유기 혐의로 사건을 넘겨 받은 검찰은 의료 감정 등 보완 수사를 통해 A씨가 구호 조치를 하지 않고 집을 떠나 B씨 치료가 지체되면서 의식불명 상태가 됐다고 판단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