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순직 소방장 부친 "수광이가 그날따라 아침을 먹자고…"
입력 2024-02-02 11:40  | 수정 2024-02-02 11:40
고(故) 김수광 소방장 생전 프로필 사진. / 사진=유족 제공

경북 문경시 공장 화재 진압 중 순직한 고(故) 김수광(27) 소방장의 부친이 화재 당일 아침에 대한 기억을 전하며 부모님을 살갑게 대했던 막내아들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김 소방장 부친은 수광이가 그날따라 아침을 먹자고 했다. 원래 안 먹던 앤데… 그렇게 함께 아침 먹고 수광이는 출근했다.”고 힘겹게 입을 뗐습니다.

그는 북받치는 감정을 추스르듯 잠깐 얘기를 멈췄습니다. 이후 애가 아침에 일어나서 얼른 씻더니 아침을 먹어야겠다고 했다”며 그러면 나랑 아침을 같이 먹자고 했다. 아내가 차려준 밥과 국을 수광이랑 함께 먹고 출근길에 보냈다”고 했습니다.

김 소방장은 문경소방서로 발령이 난 이후에도 구미에서 거처를 옮기지 않고 수년간 1시간 거리를 매일 출퇴근하며 다녔습니다.

누나가 결혼했으니 자신마저 떠나면 두 분에서만 계셔야 하는 부모님이 눈에 밟혔다는 속 깊은 아들이었습니다.

별이 된 김수광 소방장, 생전 부모님과의 모습. / 사진=유족 제공


김 소방장은 또 소방관에 진심인 사람이었습니다.

군대에서 소방관을 준비한 그는 당직 근무를 꼬박 새운 다음 날에도 졸음을 이겨가며 공부했고, 전역 3개월 만에 소방관의 꿈을 이뤘지만 허리 부상까지 이겨내며 인명구조사 시험까지 합격했습니다.

한 유족은 수광이가 그렇게 소방관이 되고 싶어 했는데 합격하고 좋아하던 그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며 젊은 소방관들을 위해서 더 안전한 근무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김 소방장은 경북 문경시 신기동 신기제2일반산업단지 한 육가공 제조업체 공장에서 화재를 진압하던 중 참변을 당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공동체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긴박하고 위험한 화재 현장에 뛰어든 고인의 희생과 헌신을 국가는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며 1계급 특진과 함께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습니다.

경북도는 내일(3일) 김 소방장과 함께 화재 진압 중 순직한 고(故) 박수훈 소방사의 장례식을 경북도청장(葬)으로 엄수합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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