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하면 포토샵으로 조작한 화면이 자동으로 뜨게 만들어
수십 억대 투자 사기를 벌인 전청조 씨가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 씨를 비롯해 사기 피해자들에게 보여줬던 가짜 은행 앱(애플리케이션)의 정체가 공개됐습니다.
유튜버 이진호는 그제(29일) '전청조 51조 계좌 찾았다. 남현희와 어떤 관계였을까'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습니다.
그는 "전 씨와 남 씨가 공범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판단할 수 없지만, 두 사람이 만나는 과정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검증된 내용들에 대해서만 말씀드린다"고 밝히며 전 씨가 사기에 이용한 가짜 은행 앱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전 씨는 자신을 재벌 혼외자, 재산 51조, 엔디비아 대주주 등으로 소개하며 남 씨와 남 씨 가족, 피해자들을 속여왔습니다.
특히 전 씨는 통장 잔고를 보여주거나 각종 유명인들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투자자들을 현혹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진호는 "(전 씨가) 단순히 계좌 화면을 대충 보여줬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전 씨가 아이폰을 꺼내서 직접 은행 앱에 들어가 공인인증서 로그인한 다음에 (남 씨에게 계좌를) 보여줬다더라"라고 말했습니다.
그가 입수한 사진 속 은행 앱에는 '51,016,336,074,109원'에 달하는 잔고가 찍혀 있었습니다.
이진호는 "확인해 보니 전 씨가 포토샵으로 작업한 화면이 로그인하면 자동으로 뜰 수 있게 만들었나 보더라"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럴듯한 게 뭐냐면, 이 계좌를 보여주면서 남 씨에게 바로 개인계좌로 444만 원을 보내고 직후에 1111만 원을 쐈다더라. 진짜 놀라운 게 계좌주가 전 씨였고 남 씨에게 들어온 계좌번호도 전 씨였다"라고 했습니다.
한편 경찰은 지난 26일 전 씨와 남 씨의 3차 대질을 진행했습니다.
전 씨는 지난 공판에서 혐의 대부분을 인정하며 남 씨를 공범으로 지목했습니다.
사기 공모 혐의를 받는 남 씨는 공범 의혹을 부인하며 자신도 피해자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양측의 주장을 토대로 사기 공모 여부를 규명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장나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angnayoungny@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