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프랑스 '헌법상 낙태권 보장' 첫 관문인 하원 통과
입력 2024-01-31 10:01  | 수정 2024-01-31 10:06
프랑스에서 여성 낙태권을 헌법에 명문화하라고 요구하는 시위대 모습. / 사진=연합뉴스
찬성 493표, 반대 30표로 하원 문턱 넘어…무난히 통과해
개헌 절차 완료 시, 여성 낙태권 헌법에 최초 명문화한 국가 될 예정

프랑스에서 여성 낙태권을 헌법에 명문화하는 작업이 첫 관문인 하원을 통과했습니다.

AP 통신 등의 30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하원은 여성의 낙태권을 명시한 헌법 개정안 초안을 찬성 493표, 반대 30표로 승인했습니다.

개정안은 헌법 제 34조 '법률 규정 사항'에 '여성이 자발적으로 임신을 중단할 수 있는 자유가 보장되는 조건을 법으로 정한다'는 문구를 추가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하원을 통과한 개정안은 다음 달 상원에서 표결이 부쳐질 예정입니다.


개정안이 동일한 내용으로 상원에서도 통과되고, 마지막 절차인 양원 합동 특별회의에서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을 얻으면 헌법이 개정됩니다.

개헌 절차가 완료될 경우 프랑스는 여성 낙태권을 헌법에 명시한 최초 국가가 됩니다.

그러나 상원에 보수 공화당 의원 일부가 개정에 반대하고 있어 상원 통과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입니다.

공화당 소속 제라르 라르셰르 상원 의장을 비롯해 몇몇 보수 의원들이 헌법 개정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프랑스는 1975년 낙태죄를 폐지한 후, 일반 법률로 낙태권을 인정해왔습니다.

프랑스의 이번 헌법 개정 시도는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낙태권 퇴보 흐름에 반대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2022년 미국 연방 대법원이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폐지한 것을 비롯해 헝가리, 폴란드 등에서도 낙태권을 제한하는 움직임이 이어지자, 프랑스에서도 낙태권을 법률로만 보장하는 것은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한편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2022년 재선에 성공하며 지난해 3월 여성 낙태권 헌법 명시 공약을 내세우기도 했습니다.

[최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efavoriteon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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