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전현직 의원들 마포·성동에 몰리자 "험지란 말 그만 쓰라"
4월 총선을 앞두고 이른바 '한강 벨트' 지역구에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들이 몰려 경쟁을 벌이자 관악갑 출마를 준비 중인 유종필 전 당협위원장이 "험지라는 말을 그만 쓰라"고 꼬집었습니다.
국민의힘 관악갑 예비후보인 유 전 당협위원장은 오늘(30일) SNS에 "국민의힘에서 잘나간다는 스타급 전현직 의원들이 험지 간다면서 고작 몰리는 곳이 서울 중심지 한강 수변무대인지 이해가 안 간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한강 수변무대가 험지라면 경기도 경제 지역인 관악, 금천, 강북, 노원 등은 험지도 못 되는 사지라는 말이냐"며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살아오면 활지요, 못 살아남으면 사지가 될지언정 지레 겁먹고 험지라거나, 속으론 좋아서 가면서 희생이라도 하는 양 험지라는 말은 그만 쓰는 게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유 위원장의 이런 지적은 최근 인지도가 있는 여권 인사들이 한강벨트로 분류되는 마포와 성동 지역에 잇따라 출마 의사를 밝힌 상황을 빗대어 표현한 걸로 보입니다.
마포갑에는 이용호·조정훈·최승재 등 현역 의원 3명에 신지호 전 의원까지 4파전 체제가 형성됐습니다.
중구·성동을에는 이혜훈 전 의원에 이어 하태경 의원,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줄줄이 출마를 선언했고, 중구·성동갑은 윤희숙 전 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혔습니다.
당내에선 마포갑, 중구·성동갑, 중구·성동을은 현재 현역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이라는 점 때문에 국민의힘 후보 입장에선 어려운 지역이라고 보지만, 그렇다고 '험지'로 분류하기도 애매하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옵니다.
마포갑 경우 현역이 뇌물 수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고, 지난 18대 총선 때 강승규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당선된 적이 있어 여당 탈환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합니다.
중구·성동갑과 중구·성동을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종로구·중구와 성동구 갑·을로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바 있습니다.
현 지역구는 민주당 우세 지역일 수 있으나 성동구 갑·을로 선거구 획정이 다시 이뤄지면 국민의힘 우세 지역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특히 중구·성동을은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득표율이 3%P가량 많았으나 성동을만 떼놓고 볼 경우 국민의힘이 오히려 3%P가량 앞섰습니다.
[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sugykka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