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재판 노쇼' 권경애, 유족 "작년 4월 이후로 연락 없다"

권씨 상대 손해배상소송 첫 변론…"기자 많아 출석 힘들다"
"불출석만 잘못 시인…7년간 재판 망가뜨려"

학교폭력 피해 사건 재판을 맡고도 수차례 불출석해 결국 패소한 권경애 변호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피해자 유족이 "권 변호사가 지난해 4월 이후로 연락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학교폭력으로 숨진 박 모 양의 어머니 이기철 씨는 오늘(30일) 서울중앙지법 민사85단독 노한동 판사 심리로 열린 손해배상 청구 소송 첫 변론이 끝난 후 기자들에게 "권 변호사가 잘못을 인정하지도, 정중하게 사과하지도 않아 분통이 터진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 씨는 "작년 4월 권 변호사에 대한 기사들이 나온 뒤 그가 '건강을 추스르고 나서 찾아뵙겠다'라고 했는데 아직 연락이 없다"며 "이 재판에도 한 번도 출석하지 않았는데 대리인 측은 '기자들이 많아서 오기 힘들다'고 주장한다"고 말했습니다.

'권 변호사가 잘못을 시인한 것은 맞지 않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이 씨는 "자신이 재판에 불출석한 사실에 대한 얘기일 뿐, 7년간 학교폭력 소송에 참여하며 증인을 제때 신청하지 않는 등 재판을 망가뜨린 일에 대해선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했습니다.

법원이 직권으로 내린 강제조정 결정을 수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선 "권 변호사는 이 사건이 빨리 끝나 잊히길 바라지만, 나로선 그럴 방법을 주고 싶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권 변호사는 2016년 이 씨가 학교폭력 가해자들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을 대리했습니다. 이 씨는 1심에서 일부 승소했지만 항소심에서 권 변호사가 변론기일에 세 차례 나가지 않아 2022년 11월 패했습니다.

그런데 권 변호사가 패소 사실을 알리지 않아 유족 측이 제때 대법원에 상고하지 못한 채 판결이 확정됐습니다. 그는 해당 기간동안 SNS에 정치 관련 글을 꾸준히 올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러한 사태가 언론 보도로 알려지자 이 씨는 지난해 4월 권 변호사와 소속 법무법인, 같은 법인 변호사 2명을 상대로 2억 원 상당의 손해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습니다.

법원은 소송을 조정에 회부했지만 당사자 합의를 통한 조정이 이뤄지지 않았고, 재판 절차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판사가 내린 강제조정 결정을 이 씨가 받아들이지 않아 재판이 이어졌습니다.

권 변호사는 이 일로 지난해 6월 대한변호사협회로부터 정직 1년 징계를 받았습니다.

한편 재판부는 이 씨 측의 추가 자료를 제출받기로 하고 오는 3월 12일 다음 변론을 열기로 했습니다.

[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sugykka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