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만을 국가로 언급해서…" 중국, 한국 롤 중계 6년만에 중단
입력 2024-01-29 14:39  | 수정 2024-01-29 14:44
e스포츠 구단 선수들과 감독들/사진=연합뉴스
국내 e스포츠 게임단, 사과문 올렸으나 중국 반감 사
글로벌 e스포츠 업계 수익성 나빠진 상황…한국에 타격 줄 것


한국의 e스포츠 팀이 대만을 국가로 언급했다는 이유로 중국이 한국의 e스포츠 대회 중계를 차단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오늘(29일) 보도했습니다.

국내 e스포츠 게임단이 대만을 국가로 언급한 게 직접적인 원인입니다.

해당 게임단이 곧바로 사과문을 올렸으나 입장을 선회하는 과정에서 중국과 중국 외 국가 이용자들 반감을 사게 됐습니다.

SCMP에 따르면 2018년부터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의 국내 e스포츠 리그인 LCK를 중국에서 독점 중계해 온 온라인 게임 플랫폼 후야는 지난 17일 시작된 2024 LCK 스프링 정규리그의 중계를 돌연 포기했습니다.


이는 6년 만에 LCK 중계에서 손을 뗀 것입니다.

이번 사태는 한국 e스포츠팀인 '젠지e스포츠'의 대만 발언과 연관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12월 젠지는 공식 페이스북에 대만을 국가로 간주하는 글을 게재했습니다.

'한국 의자 전문 브랜드 시디즈가 젠지와 함께 개발한 게이밍 체어를 출시할 첫 번째 국가로 대만을 선정했다'는 내용으로, 중국 롤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되자 직후 사과문을 게재했습니다.

젠지는 사과문을 통해 "젠지는 중국의 주권과 영토의 무결성을 단호하게 존중하고 지지합니다"라며 "깊이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해당 내용은 확인된 즉시 모두 삭제했다"고 밝혔습니다.

양안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주권', '영토의 무결성' 등 표현을 쓰자 대만을 지지하는 이용자들 반발이 거세졌습니다.

이를 이유로 젠지는 기존 입장을 선회하며 "공정하고 정의로운 올림픽 정신을 가치의 중심에 두고, 특정 정치적 견해나 이념 관련 명확한 중립성을 지켜나가고자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자 이번엔 중국 국적 이용자들이 반발하며 사태를 악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중국 LoL 리그 해설가 957커창위도 중국의 LCK 중계 중단은 젠지와 관련됐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SCMP는 글로벌 e스포츠 업계의 수익성이 나빠진 상황에서 중국의 LCK 중계 중단은 한국 e스포츠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운 중국이 e스포츠에 공을 들이면서 한국의 e스포츠 종주국 지위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장나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angnayoungn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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