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수술 없이 성전환한 미국 수영 선수 "여자부 출전 원해"…CAS에 소송
입력 2024-01-27 16:51  | 수정 2024-01-27 16:55
스포츠중재소에 트랜스젠더 선수의 경기 출전 허용을 요청한 리아 토머스. / 사진=연합뉴스
국제수영연맹의 규정 강화로 2022년 6월부터 여자부 경기 출전 금지


국제수영연맹의 규정 강화로 여자부 경기에 뛰지 못하는 트랜스젠더 수영 선수 리아 토머스(24·미국)가 '여자부 선수 자격 회복'을 위한 법적 다툼을 하고 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27일(한국시간) "토머스가 엘리트 여성 경기에 다시 출전하고자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습니다.

CAS는 "지난해 9월에 중재를 시작했다. 그동안 엄격한 비밀 규정을 지켜왔지만, 토머스 측이 일반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데 동의해 토머스가 소송을 제기했다는 걸 공개한다"고 전했습니다.

국제수영연맹은 2022년 6월 "12세 이전에 성전환 수술을 받은 선수만 여성부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며 "그렇다고 12세 이전에 수술하도록 권장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국가에서 그 나이 때 수술을 받는 게 가능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사실상 성전환 선수의 여자부 경기 출전을 금지한다는 겁니다.


이전까지는 규정상 성전환 선수도 테스토스테론(남성 호르몬) 수치를 기준 이하로 유지하면, 여자부 경기 출전이 가능했습니다.

남자로 태어나 '윌리엄 토머스'라는 이름으로 살아오던 리아 토머스는 2019년부터 호르몬 요법을 통해 여성이 되는 과정을 밟았고, 2020년에는 이름을 바꿔 여자부 경기에 출전했습니다.

당시에는 미국대학스포츠협회가 '남성 호르몬 억제 치료를 1년 이상 받은 선수'의 여자부 경기 출전을 허용했기 때문에 리아 토머스는 펜실베이니아 대학 수영팀 여자 선수가 됐습니다.

남자 선수 시절 나이별 미국 랭킹이 400∼500위였던 리아 토머스는 2022년 3월 미국대학선수권 여자 자유형 500야드에서 우승하며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동시에 여자 대학 선수를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도 커졌습니다. 남성으로 신체 발달이 끝난 사람이 남성 호르몬 수치를 낮춘다고 해서 여성으로 인정된다면 경쟁하는 다른 여성 선수들에게 공정하지 않다는 겁니다.

"남자 생식기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지 않는 리아 토머스와 같은 라커룸을 쓰는 게 끔찍했다"는 동료의 주장도 나왔습니다.

국제수영연맹이 트랜스젠더 선수의 여자부 경기 출전을 사실상 금지하면서, 2022년 6월부터 공식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토머스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CAS는 "토머스는 스포츠는 공정한 경쟁을 추구하고, 트랜스젠더에 대한 일부 규제는 적절하다고 인정한다. 하지만, 몇몇 조항이 차별적이기 때문에 개정을 요구한다"고 전하며 "아직 심리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박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akjy785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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