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공익 위해 글 작성…여성분들 아무 차나 타지 마라"
최근 제주에 발생한 폭설로 대학 기숙사로 돌아가지 못한 여대생들에게 차로 태워주겠다며 유사 성행위를 요구한 사연이 공개됐습니다.
오늘(26일) 대학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따르면 지난 23일 제주대 학생 A씨는 게시판에 "세상 무서운 일이 많다"며 같은 대학 구성원으로 추정되는 신원 불명의 B씨가 올린 낚시성 글과, 그 이후 그와 주고받은 쪽지 등의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A씨는 "지난 23일 밤 9시 40분쯤 B씨가 에브리타임 자유게시판에 올린 '오늘 택시 없어서 묶이신 분'이라는 글을 보고 연락했다"며 "도움을 요청한 사람을 자신의 차로 데려다주겠다는 내용이었다"고 했습니다.
제주대학교는 제주에서도 고도가 높은 중산간 지역에 있어 폭설이 내릴 경우 택시를 잡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23일은 제주 중산간에 낮부터 대설특보가 내려진 상황이었습니다.
A씨는 "돈을 주거나 따뜻한 음료를 사 가겠다고 하자 B씨는 차를 태워주는 조건으로 유사 성행위를 요구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B씨와 만나기 전 시간과 장소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요구를 해왔다. 내가 거절하자 B씨는 '다른 건 맹세코 요구 안 한다', '성병도 없고 얼마 전 받은 성병 검사지도 있다'고 메시지를 보내왔다"고 말했습니다.
A씨는 차량이 실제 필요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범죄가 우려돼 B씨와의 대화를 이어갔다고 말했습니다.
A씨는 "공익을 위해 작성한 글이다. 저는 방학이라 육지에 와 있다"라며 "특히 여성 학우들의 안전을 위해 내용을 공개했다"고 밝혔습니다.
A씨는 끝으로 "여성분들 아무 차나 타지 마세요. 그냥 피씨방 가서 밤새거나 숙소를 잡는 걸 택하세요"라며 "세상 무서운 일이 많네요"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글이 퍼지자 해당 게시판에는 본인도 같은 일을 당했다는 경험담과 이러한 행위를 비난하는 글들이 다수 올라왔습니다.
그제(24일) 오전에는 "같은 사례를 겪었는데 응하지 않았다. 경찰에 신고하려고 한다"며 "같은 일을 겪은 사람을 더 찾았다. 신고할 사람은 연락 달라"는 글도 올라왔습니다.
이와 관련 제주동부경찰서는 제주방송에 "자세한 내용은 살펴봐야 알겠지만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면 '통신 매체 이용 음란죄(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 혐의로 신고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장나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angnayoungny@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