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불참 독려하는 ‘가짜 바이든’ 목소리
뉴햄프셔주 법무부 "조사 착수"
뉴햄프셔주 법무부 "조사 착수"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에 '인공지능(AI) 주의보'가 발령됐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목소리와 말투를 흉내 낸 자동 녹음 전화, 이른바 '로보콜(robocall)'이 유권자들에게 걸려왔기 때문입니다.
현지 시간 22일 뉴햄프셔 예비경선을 하루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의 목소리를 모방해 민주당 당원들에게 투표 거부를 독려하는 전화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해당 전화에는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우리는 투표가 중요한 시기, 민주적인 투표의 가치를 알고 있습니다", "이번 화요일에 투표하는 건 단지 공화당이 원하는 대로 트럼프를 후보로 다시 뽑도록 할 뿐이다. 여러분의 투표는 이번 화요일이 아니라 11월에 변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뉴햄프셔에 거주하는 민주당 당원들에게 이번 뉴햄프셔 예비경선에 투표하지 말 것을 요청하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이 전화는 바이든 대통령의 목소리를 교묘하게 위조한 것이었습니다.
백악관 카린 장-피에르 대변인은 "그 전화는 가짜"라며 "(대통령이) 녹음한 게 아니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뉴햄프셔 법무부 측도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을 사칭하는 로보콜은 경선을 방해하고 유권자를 억압하려는 불법적인 시도로 보인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따라 수사에 착수한 상황입니다
이번 뉴햄프셔 예비 경선 투표용지에는 바이든 대통령 이름이 없습니다.
민주당 전국위원회가 내달 3일 치러지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예비 경선을 당의 첫 공식 경선으로 결정한 데 따른 결과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인 위주로 구성된 아이오와와 뉴햄프셔는 대표성이 떨어진다며 초기 경선지역 변경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뉴햄프셔는 첫 예비 경선을 실시한다는 주법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 요청과 무관하게 예비 경선을 강행합니다.
그 결과 뉴햄프셔 경선은 민주당의 공인을 받지 못한 비공식 경선으로 치러지게 됐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