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맞아서 당황"…떠돌이개에 화살 쏜 남성, 징역 6개월형 구형

거리를 떠돌던 개를 향해 70㎝의 화살을 쏜 40대 남성에게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습니다.

오늘(19일) 오전 제주지법 형사2단독은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49세 A씨에 대한 첫 공판 및 결심공판을 열었습니다.

검찰은 A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과거 자신이 키우던 닭들이 들개에게 물려 죽은 적이 있다고 하지만, 정작 화살을 맞은 피해견은 피고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다"며 "사안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날 A씨는 법정에서 모든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A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자신의 범행을 깊이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다. 당시 60m 떨어진 곳에서 화살을 쐈는데 피고인도 맞을지 몰랐고 당황스러웠다"며 "동종범죄가 없는 점, 우발적 범행인 점 등을 참작해 달라"고 선처를 호소했습니다.

지난 2022년 8월 당시 화살이 몸에 꽂힌 채 힘겹게 걸어가는 천지. / 영상 제공 = 제주서부경찰서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22년 8월 25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에서 자신의 닭 사육장을 돌아다니던 들개를 향해 70㎝ 길이의 화살을 쏴 학대한 혐의를 받습니다.

피해를 입은 개는 범행 이튿날인 26일 오전 8시 29분쯤 범행 장소로부터 직선거리로 10㎞가량 떨어진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 마을회관 인근에서 몸통 부분에 화살이 박힌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이후 7개월간의 추적 끝에 지난해 3월 주거지에 있던 A씨를 붙잡고 화살 일부 등 증거물을 압수했습니다.

조사 결과 범행에 사용된 활은 A씨가 자체 제작했고, 화살은 해외 사이트를 통해 구입한 겁니다.

피해견인 '천지'는 구조되자마자 화살 제거 수술을 받았으며, 동물보호단체 등의 도움으로 치료와 훈련을 받은 뒤 지난해 11월 미국 뉴욕의 가정에 입양됐습니다.

[정다빈 디지털뉴스 기자 chung.dabi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