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누리꾼들 "레바논과 무승부는 한국 심판 때문"

서경덕 교수 "볼썽사납다…기본적인 매너부터 갖춰야"
고형진 주심, 중국 선수가 레바논 선수 안면 가격해도 경고 안 줘

중국 축구 대표팀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예선전 레바논과의 경기에서 득점 없이 0-0 무승부로 마쳤습니다. 이를 두고 일부 중국 누리꾼들은 "한국 심판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오늘(1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17일 중국과 레바논의 예선 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했는데, 많은 중국 언론 및 누리꾼들은 한국인 심판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 교수는 "스포츠 경기에서 선수들의 '페어플레이'만큼 경기를 시청하는 누리꾼들의 '건전한 비평'도 매우 중요하다"면서 "일부 중국 누리꾼들의 행태는 볼썽사납다"고 비판했습니다.

지난해 11월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당시 한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중국 관중들이 '비매너' 행동을 보인 것도 언급했습니다.

당시 일부 중국 관중들은 애국가가 나올 때 야유를 보내거나 한국 선수들에게 레이저 불빛을 쏘는 등 부적절한 행동으로 논란이 됐습니다.

서 교수는 "중국 일부 누리꾼들이 자국의 경기력을 탓하기보단 한국인 심판 탓으로 매도하고 있다"면서 "기본적인 매너부터 먼저 갖추라"고 일침했습니다.


문제가 된 경기는 지난 17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렸습니다. 중국과 레바논은 전후반 치열한 경기를 펼쳤습니다.

전반 14분에는 아찔한 장면도 나왔는데, 레바논 수비 카릴 카미스가 높이 떠오른 공을 걷어내고 내려오면서 중국 다이웨이쥔의 얼굴을 가격했습니다. 입 부근을 축구화에 맞은 다이웨이쥔은 그대로 쓰러졌습니다.

퇴장까지 나올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고형진 주심은 중국의 오프사이드를 선언했고, 레드카드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중국 축구팬은 분노했습니다. 중국 스포츠 매체 '텐센트 스포츠'는 해당 장면을 공유하면서 "다이웨이쥔이 레바논 선수에게 얼굴을 걷어차였지만 한국 주심은 VAR 의견을 듣고도 가만히 있었다"며 항의했습니다.

중국 누리꾼들은 고형진 심판의 국적에 초점을 맞춰 "한국 사람들은 원래 스포츠맨십이 없다", "한국 주심이 장님인 척 한다"는 등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고형진 주심이 보복을 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지난 15일 펼쳐졌던 한국과 바레인 경기에서 중국인 마닝 주심이 한국 선수들에게 많은 옐로카드를 꺼내 들자 이에 대해 복수했다는 겁니다.

다만, 고형진 주심은 레바논 선수에게만 관대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당시 중국과 레바논은 거친 플레이를 이어갔지만 양팀 통틀어 옐로카드는 단 한 장만 나왔습니다.

전반 28분엔 중국 쉬신이 주먹으로 레바논 선수의 안면을 가격했지만, 이때도 경고 없이 넘어갔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