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공항 마비, 미국서 33명 사망
유럽과 미국에서 이례적인 북극한파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주요 공항의 항공편이 연이어 취소되고 고속철도가 운행 속도를 줄이는 등 교통이 마비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저체온증과 빙판 교통사고 등으로 최소 33명이 숨졌습니다.
현지 시간 17일 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는 혹한·폭설 영향으로 오전 출발 예정이던 항공편 1천30편 가운데 약 700편이 결항했습니다. 공항은 "몇 시간 동안 내린 얼음 비로 인해 지표면에 얼음층이 형성됐다"면서 "이륙이 불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프랑크푸르트 공항 이용 예정 승객은 11만 5천여 명에 달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후 들어 일부 항공편은 운항을 재개했으나, 악천후에 따른 운항 취소는 다음 날인 18일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편 뮌헨 공항에서는 오전 출발 예정이던 항공편 650편 가운데 250편이 악천후로 취소됐습니다. 서부 국경에 있는 소규모 국제공항 자르브뤼켄 공항은 아예 운영을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독일 기상청은 이날부터 18일까지 강추위와 폭설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남부 대부분 지역에 도로 살얼음(블랙 아이스) 경보를 발령한 바 있습니다. 중부 지역에는 대설 경보가 발효 중인데, 남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에는 최대 40㎝ 눈이 쌓일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철도 운행 역시 비상입니다.
독일의 국영 철도 도이체반은 날씨로 인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고속철도 ICE 최고 속도를 기존 시속 300㎞에서 시속 200㎞로 제한한다고 밝혔습니다.
서부 쾰른과 프랑크푸르트 사이 철도 운행은 지연되거나 취소됐으며, 바이에른주에서는 학교 수십 곳이 악천후로 수업을 취소하거나 원격 수업으로 전환했습니다.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비슷한 피해가 줄줄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같은 날 노르웨이 오슬로 공항은 폭설로 몇 시간 동안 문을 닫았다가 오후에야 운영을 재개했으며, 스웨덴에서는 폭설로 서남부 지역에서 교통사고 여러 건이 발생해 극심한 교통 체증이 빚어졌습니다.
미국에서는 눈 폭풍과 추위로 인한 사망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달 12일부터 현재까지 테네시주와 미시시피주, 아칸소주, 캔자스주, 오리건주, 뉴욕주 등에서 겨울 폭풍 관련 사망자가 잇달아 보고된 바 있습니다.
CNN 방송은 누적 사망자가 최소 33명이라고 보도했고, 이들은 눈길 교통사고, 저체온증 등으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17일 로키산맥과 중부 대평원, 중서부 지역 대부분의 체감기온은 영하 34도를 밑돌았고 시카고는 영하 15도, 디트로이트는 영하 14.4도를 기록해 모두 알래스카 주도인 주노(영하 7.8도)보다 더 추웠습니다.
[박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akjy785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