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코로나19로 공공의료기관은 '적자' 허덕…'빅5 병원'은 떼돈
입력 2024-01-18 09:15  | 수정 2024-01-18 09:17
코로나19 중증환자를 국립중앙의료원에 이송하는 119 구급대원들의 모습. / 사진=연합뉴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유행 기간동안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됐던 공공의료기관들은 대폭 늘어난 적자로 경영 위기를 맞았습니다.

반면 서울 민간 상급종합병원 중 '빅5' 병원에 속하는 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서울아산병원은 큰 수익을 얻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오늘(18일) 공개한 '2022 회계연도 결산서'에 따르면, 공공의료기관에 속하는 국립중앙의료원의 의료손실은 2019년 230억원이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유행하며 2020년 703억원, 2021년 577억원, 2022년 727억원으로 의료손실이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2019년과 2022년을 비교했을 때 약 3.2배 가량 손실이 늘어났습니다.


서울적십자병원도 2019년 의료손실이 54억원이었으나, 2020년 354억원, 2021년 116억원, 2022년 239억원으로 불어났습니다. 서울적십자병원의 경우 2019년과 2022년 의료손실을 비교했을 때, 약 4.4배 손실이 늘었습니다.

서울의료원도 2019년 288억원 적자였으나, 2020년 828억원, 2021년 738억원, 2022년 815억원 의료손실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서울의료원 또한 지난 2019년보다 2022년 세배 가까이 의료손실이 늘어났습니다.

그러나 '빅5' 병원이 속한 서울 민간 상급종합병원들의 수익은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2022년 1690억원의 의료 이익을 얻으며, 지난 2019년(51억원)보다 세 배 넘는 수익을 벌어들였습니다.

이렇게 서울아산병원의 의료이익이 늘어난 데에는 정부가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한 대가로 지급한 '코로나19 손실보상금' 덕이었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 아산병원은 회계 결산서에 코로나19 손실보상금을 '기타의료수익' 중 '기타 수익'으로 잡았습니다.

서울아산병원의 기타수익은 2019년 49억 원에 불과했으나, 지난 2022년 1097억 원으로 대폭 증가했습니다.

세브란스병원 또한 지난 2019년 51억원이었던 의료이익이 지난 2022년 684억원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세브란스병원의 경우 코로나19 손실보상금을 기부금 수익으로 잡았습니다. 2019년 152억원이었던 기부금 수익은 2020년 399억원, 2021년 848억원, 2022년 839억원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세브란스 기부금수익의 상당 부분이 코로나19 손실보상금이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처럼 코로나 기간동안 공공의료기관과 민간 상급종합병원의 사정이 다른 이유에는 각 병원이 코로나 환자 치료에 투입한 자원의 규모가 달랐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가 유행한 당시 정부는 중증 코로나 환자 병상 확보를 위해 민간병원에 많은 수가를 얹어서 보상을 제공했습니다.

보건의료노조 측은 "민간 병원들은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돼도 일반 기능을 모두 유지하며 코로나 중환자 병상을 일부 가동했기 때문에 수익이 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고 전하면서도 "공공의료기관들은 코로나 기간에 일반 환자들을 거의 다 뺀 상태로 코로나 환자만 돌봤기 때문에 환자들을 주변의 다른 병원에 다 뺏길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이 때문에 코로나19와 같이 대규모 감염병이 다시 한 번 유행할 경우, 의료대란이 또다시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공공의료기관에 충분한 지원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정부는 올해 공공병원 적자 보전을 위한 역량강화 사업 예산으로 국비 513억 5000만원을 배정했습니다. 여기에 지방비를 더해도 1000억원가량에 불과합니다.

공공의료기관마다 수백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보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최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efavoriteon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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