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14년 최고로 오른 '우유'...올해도 밀크플레이션 공포 계속
입력 2024-01-18 09:11  | 수정 2024-01-18 09:16
사진=연합뉴스
사료비 안정세지만 물류비,인건비 부담 여전


지난해 우유 물가 상승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우유를 원료로 사용하는 발효유, 치즈, 아이스크림 등 유제품도 기록적인 수준을 보여 우유 원유(原乳) 가격 인상에 따른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이 발생했습니다.

오늘(1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우유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18.13으로 전년 대비 9.9% 올랐습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9년(19.1%) 이후 14년 만에 최고입니다.


지난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6%)과 비교하면 2.8배 수준입니다.

우유와 마찬가지로 유제품도 물가 상승률이 기록적인 수준을 보였습니다.

지난해 발효유 물가 상승률은 12.5%로 1981년(18.4%) 이후 42년 만에 가장 높았고 치즈는 19.5%로 2008년(22.0%) 이후 15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치즈 물가가 20% 안팎 수준으로 오른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27.5%)과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22.0%)에 이어 지난해 정도입니다.

또 아이스크림 물가 상승률이 10.8%로 2008년(14.4%) 이후 15년 만의 최고를 찍었고 분유는 6.8%로 2014년(7.15)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았습니다.

이처럼 우유 관련 제품의 물가가 크게 오른 것은 우유의 원료가 되는 원유 가격이 인상된 이후 유업체들이 이를 계기로 흰 우유와 유제품 가격을 일제히 인상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0월 서울우유는 흰 우유 제품인 '나100%우유'(1L) 출고가를 대형 할인점 기준으로 3% 인상해 대형마트에서 해당 제품 가격은 2900원대로 올라 3000원 선에 근접했습니다.

매일유업과 남양유업, 동원F&B 등도 유제품 가격을 올렸고 롯데웰푸드와 빙그레, 해태아이스크림 등 빙과업체는 아이스크림 가격을 일제히 인상했습니다.

이 때문에 소비자단체들은 가격 인하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빙과업체들이 원유 가격 인상을 이유로 과도하고 부당하게 아이스크림 가격을 올렸다며 인하 조치를 촉구한 바 있습니다.

올해는 지난해와 같은 기록적인 수준의 우유 물가 상승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입니다.

지난해보다 생산비 변동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통상 낙농가와 유업계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낙농진흥회는 통계청이 매년 5월 말쯤 발표하는 원유 생산비를 보고 변동 폭이 ±4% 이상이면 협상을 통해 그해 원유 가격을 조정합니다.

그러나 올해는 생산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료 가격이 대체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낙농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생산비 변동 폭이 ±4% 이내에 머물 것으로 예상돼 원유 가격이 동결되지 않을까 싶긴 하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중동 및 우크라이나 국제 정세와 수입 물가 가격 변동에 따라 사료 가격이 다시 오를 가능성도 있습니다.

물류비와 인건비 부담도 커지고 있어 시장 상황에 따라 원유 가격 변동 가능성은 남아 있습니다.

[장나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angnayoungn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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