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최근 응급실 의료진들은 그 어느 때보다 고통스럽다고 호소하고 있는데요.
보호자들의 폭언과 폭행은 물론, 고인의 사체 검안서에 적힌 '사인'을 바꿔달라는 요구도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신용수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해 11월 강원도의 한 종합병원 응급실에 경찰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80대 고인의 '사체검안서' 때문입니다.
▶ 인터뷰(☎) : 강원 A 경찰서 형사
- "신고를 받고 나왔는데, 요양원에 계시다가 어제 한 점심 정도에 응급실 들어오셔서 검안 받으신 어르신이 한 분 계세요. 사인이 미상으로 나왔는데 이제 발인 과정에서 저희 경찰서에 신고가 안 돼 가지고…."
고인의 장례를 치르려면 사체검안서가 필요한데, 사인에 따라 추가 서류도 내야 합니다.
▶ 스탠딩 : 신용수 / 기자
- "사인이 병사나 자연사인 경우 사체검안서만 있으면 되지만, 사인이 '미상'이면 경찰에 신고한 뒤 검사가 발급하는 '검시필증'을 받아야만 장례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례를 빨리 치르고자, 유가족이나 담당 경찰이 의료진에게 검안서 수정을 요구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 인터뷰(☎) : 검안서 작성 의료진
- "미상으로 나가야 되는 환자 10명 중 5명 정도는 유가족 측에서 (병사 처리) 요청을 하고, 원래부터 심장이 안 좋았다라고 하더라 이런 식으로 유도를 해요. 죽을 수 있는 원인들은 여러 가지인데…."
의료계는 검안서 수정 요구 외에도 응급실 의료진에 대한 진료 외적인 압박과 폭력이 비일비재하다고 토로합니다.
응급의료종사자를 폭행하는 경우 10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상 1억 원 이하 벌금에 처하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지난 9일에도 강원도의 한 응급실에서 환자의 보호자가 술에 취한 채 의료진에게 폭언과 폭행을 가한 일이 있었습니다.
▶ 인터뷰(☎) : 이형민 /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
- "(진료 외적인) 업무들이 이전에 비해 몇 배 늘어났어요. 진료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는 것이 분명히 사실이고요. 강원도 (폭행) 사건 같은 경우는 무슨 특별한 사건이 아니고 그냥 일상적으로 저희가 겪는…."
격무에 이어 민원과 폭행마저 감당해야 하는 응급실 의료진을 보호할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MBN뉴스 신용수입니다.
[shin.yongsoo@mbn.co.kr]
영상취재: 김현우 기자
영상편집: 김민지
그래픽: 박경희
#MBN #MBN뉴스 #응급실 #사체검안서 #사인 #신용수기자
최근 응급실 의료진들은 그 어느 때보다 고통스럽다고 호소하고 있는데요.
보호자들의 폭언과 폭행은 물론, 고인의 사체 검안서에 적힌 '사인'을 바꿔달라는 요구도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신용수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해 11월 강원도의 한 종합병원 응급실에 경찰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80대 고인의 '사체검안서' 때문입니다.
▶ 인터뷰(☎) : 강원 A 경찰서 형사
- "신고를 받고 나왔는데, 요양원에 계시다가 어제 한 점심 정도에 응급실 들어오셔서 검안 받으신 어르신이 한 분 계세요. 사인이 미상으로 나왔는데 이제 발인 과정에서 저희 경찰서에 신고가 안 돼 가지고…."
고인의 장례를 치르려면 사체검안서가 필요한데, 사인에 따라 추가 서류도 내야 합니다.
▶ 스탠딩 : 신용수 / 기자
- "사인이 병사나 자연사인 경우 사체검안서만 있으면 되지만, 사인이 '미상'이면 경찰에 신고한 뒤 검사가 발급하는 '검시필증'을 받아야만 장례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례를 빨리 치르고자, 유가족이나 담당 경찰이 의료진에게 검안서 수정을 요구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 인터뷰(☎) : 검안서 작성 의료진
- "미상으로 나가야 되는 환자 10명 중 5명 정도는 유가족 측에서 (병사 처리) 요청을 하고, 원래부터 심장이 안 좋았다라고 하더라 이런 식으로 유도를 해요. 죽을 수 있는 원인들은 여러 가지인데…."
의료계는 검안서 수정 요구 외에도 응급실 의료진에 대한 진료 외적인 압박과 폭력이 비일비재하다고 토로합니다.
응급의료종사자를 폭행하는 경우 10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상 1억 원 이하 벌금에 처하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지난 9일에도 강원도의 한 응급실에서 환자의 보호자가 술에 취한 채 의료진에게 폭언과 폭행을 가한 일이 있었습니다.
▶ 인터뷰(☎) : 이형민 /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
- "(진료 외적인) 업무들이 이전에 비해 몇 배 늘어났어요. 진료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는 것이 분명히 사실이고요. 강원도 (폭행) 사건 같은 경우는 무슨 특별한 사건이 아니고 그냥 일상적으로 저희가 겪는…."
격무에 이어 민원과 폭행마저 감당해야 하는 응급실 의료진을 보호할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MBN뉴스 신용수입니다.
[shin.yongsoo@mbn.co.kr]
영상취재: 김현우 기자
영상편집: 김민지
그래픽: 박경희
#MBN #MBN뉴스 #응급실 #사체검안서 #사인 #신용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