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생방송 중 괴한들 난입해…대법원장 자택 앞 폭탄테러
국가비상사태 선포한 지 하루…사회 혼란 더 가중돼
국가비상사태 선포한 지 하루…사회 혼란 더 가중돼
최근 수년 새 치안이 극도로 나빠진 남미 에콰도르에서 복면을 쓴 갱단의 공격으로 10여명이 숨졌습니다.
대법원장 자택 앞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한 데 이어, 무장 괴한들의 TV 방송국 난입, 경찰관 피랍, 수감자 탈옥 등 무법 폭력의 물결이 전국을 뒤덮고 있습니다.
9일(현지시간) 오후 에콰도르에서 갱단 공격으로 적어도 10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에콰도르 최대 도시 과야킬에서 8명 피살, 3명이 다치고 인근 도시 노볼에서 경찰관 2명이 괴한들에게 잔인하게 살해됐습니다.
에콰도르 TV 생방송 스튜디오 난입한 괴한들 / 사진=연합뉴스
또 9일 오후 과야킬에 있는 TC텔레비시온 방송국에 10여명의 무장 괴한이 침입했습니다. 두건과 마스크로 얼굴 대부분을 가린 이들은 뉴스 생방송 중인 스튜디오에 뛰어 들어가 방송 진행자 등 직원에게 총구를 겨눴습니다.
직원들은 겁에 질린 얼굴로 스튜디오 바닥에 엎드리거나 주저 앉았습니다. 이같은 상황은 그대로 중계됐고 유튜브와 SNS에도 관련 영상이 퍼졌습니다. 에콰도르 군과 경찰은 현장에 급파돼 진압 작전을 펼쳐, 1시간 만에 관련자 13명을 체포했습니다.
해당 사건들은 다니엘 노보아 대통령이 치안불안과 관련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지 하루 만에 발생했습니다.
앞서 노보아 대통령은 '로스 초네로스' 갱단 수괴가 탈옥한 걸 계기로 어제(8일 현지시간) 60일간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군·경에 강력한 치안 유지를, 주민들에게는 통행금지(오후 11시~다음 날 오전 5시)를 명령했습니다.
무장한 채 순찰하는 에콰도르 군 장병 /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에콰도르 내 사회 혼란은 더 가중하는 모양새입니다.
오늘(9일 현지시간) 새벽 이반 사키셀라 대법원장 자택 앞에서 폭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다행히 사상자는 없었습니다.
과야킬, 에스메랄다, 로하, 엘구아보 등지에서 차량 방화와 총격 사건이 이어졌고, 마찰라와 키토에서는 경찰관들이 납치되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수감자 탈옥도 보고됐습니다. 경찰은 디아나 살라자르 검찰총장에 대한 테러를 계획한 '로스 로보스' 갱단 두목급 범죄자, 파브리시오 콜론 피코 수아레스가 탈옥했다고 밝혔습니다.
전 세계 주요 코카인 생산국인 콜롬비아와 페루 사이에 끼어 있는 에콰도르는 몇 년 새 유럽과 북미로 가는 마약 거래 통로로 이용되며 갱단 간 분쟁의 한복판에 놓였습니다. 그러면서 대도시를 중심으로 살인과 납치 등 강력 사건 발생 빈도 또한 크게 늘었습니다.
[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sugykka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