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팀 '눈 소품' 유해성 없다고 했지만…성분 조사 의뢰"
제주 오름에서 다량으로 발견된 흰 물질이 알고 보니 '촬영용 인공 눈'이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 4일 제주시 연동 상여오름 일대를 뒤덮은 흰색 물질이 있다는 민원이 들어왔습니다. 현재는 바람에 날리는 등의 이유로 대부분 흩어졌지만 4~5일 이틀 동안 상여오름 정상은 눈이 온 것처럼 하얗게 뒤덮여 탐방객들의 의문을 자아냈습니다.
제보자는 "상여오름 정상, 산불 감시소 남쪽 부분 언덕에 스프레이형 스티로폼이 오름을 덮고 있다"며 "쓰레기를 버린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 알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제주시가 조사에 들어가자 한 영화 외주 제작팀이 눈 내리는 장면을 연출하면서 소품으로 뿌렸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제작사는 오름 소유주와 협의를 거쳐 촬영을 진행했으며, 펄프 재질 소품을 사용해 저절로 녹는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에 환경이나 인체에는 해가 없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제보자가 장갑 낀 손으로 흰색 물질을 잡았지만 녹지 않았다 /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제주시는 이 물질이 빨리 녹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라 제주도 보건환경연구원에 성분을 의뢰해 유해성 여부 등을 파악할 계획입니다. 실제로 이 물질을 장갑 낀 손으로 들어 올려도 녹지 않고 그대로 있는 모습이 제보자의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제주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종이 재질의 물질로 보인다"며 "재차 현장 확인을 진행하고 유해성 여부에 대해서도 철저히 파악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sugykka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