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일 연이틀 서북도서 인근서 사격
"다시 서해 NLL 무력화에 나설 가능성"
"다시 서해 NLL 무력화에 나설 가능성"
북한군이 지난 5일 서해 최북단 서북도서 인근 이북 지역에서 쏜 포탄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북쪽 7㎞까지 근접했던 것으로 오늘(7일) 확인됐습니다.
북측이 5∼6일 연이틀 서해 NLL 인근에서 포 사격을 한 것은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군사적 긴장 수위를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군은 지난 5일 오전 백령도 북방 장산곶 일대와 연평도 북방 등산곶 일대에서 해안포 위주로 200여 발 이상의 사격을 실시했습니다. 북한은 서해 NLL 방향으로 사격을 실시했고 발사된 포탄은 대부분 해상 완충구역에 낙하했으나 NLL 이북 7㎞까지 근접했습니다.
9·19 남북군사합의로 사격 및 기동 훈련이 금지된 해상 완충구역에 북한군 포탄이 낙하한 것은 2022년 12월 이후 1년 1개월 만의 일입니다.
이에 대응해 서북도서에 있는 해병부대는 K9 자주포와 전차포 등을 동원해 대응사격을 했고 우리 군이 발사한 포탄도 서해 완충구역에 낙하했습니다.
북한군은 전날에도 연평도 북서방 개머리 진지에서 방사포와 야포 위주로 60여 발의 사격을 실시했고 이 중 일부가 서해 NLL 이북 해상 완충구역에 낙하한 바 있습니다.
전날 북한군의 사격은 대체로 북한 내륙 방향 혹은 측방으로 실시돼 서해 NLL 방향으로 실시된 5일 사격에 비해 덜 위협적인 것으로 평가돼 우리 군은 대응 사격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군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9·19 군사합의 전면 파기를 선언하고 해상 완충구역으로 사격도 실시해 군사합의에 따른 적대행위 금지구역이 사라지게 됐다"면서 "앞으로 북한군의 포탄이 NLL 남쪽으로 넘어오거나 NLL에 근접했을 때만 대응 사격을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북방 한계선과 서해 해상경계선(CG) / 사진 = 연합뉴스
한편 북한이 지난해 11월 23일 9·19 군사합의 전면 파기를 선언한 이후 ▲ 군사합의로 파괴된 최전방 감시초소(GP) 복원 ▲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재무장 ▲ 해상 완충구역 내 사격 재개 등 합의 위반 행위를 계속하면서 9·19 군사합의는 무력화됐다는 게 군 당국의 입장입니다.
북한이 이번 서해 NLL 인근에서 포 사격을 재개한 것은 군사적 긴장 수위를 끌어올려 오는 4월 총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열린 노동당 연말 전원회의 마지막 날 회의에서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대사변 준비에 계속 박차를 가해 나가야 하겠다"고 강조하고, 이튿날 주요 지휘관들을 소집한 자리에선 남북 무력 충돌을 기정사실로 하는 등 대남 군사적 위협 수위를 높인 바 있습니다.
이에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북한군의 서해 NLL 인근 포 사격에 대해 "형식 면에서 우리 군의 (새해) 포사격 및 기동훈련에 대한 맞대응 훈련이고 내용 면으로 보면 9·19 군사합의 파기에 따라 군사적 훈련 복원 의지를 보여주고 우리 군의 대응을 시험하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양 총장은 이어 "시기 면에선 당 전원회의 직후 연초부터 한반도 군사적 문제의 주도권을 북측이 쥐고 있다는 점을 과시하고 당 전원회의에서 재확인한 강 대 강, 정면 대결의 실천 의지를 과시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은 "북한군이 유사시 백령도와 대청도, 연평도 등 서북도서를 점령하고 초토화하기 위한 훈련을 시작한 것"이라며 "미국이 올해 대선 국면에 들어가 국제문제에 관심을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을 이용해 북한이 핵 보유 자신감을 바탕으로 다시 서해 NLL 무력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하승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iuoooy3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