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지인 얼굴 합성한 나체사진 만들고도 '무죄'…"법 개정 전 행위라서"
입력 2024-01-05 19:00  | 수정 2024-01-05 19:53
【 앵커멘트 】
지인인 여성의 얼굴을 합성한 나체사진을 여러 장 만들고 몰카도 찍은 남성이 대법원에서 무죄 판단을 받았습니다.
범죄를 저지른 게 법 개정 전이라 처벌할 수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우종환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2017년 남성 A 씨는 전문가에게 사진 합성을 의뢰했습니다.

여러 지인 여성 사진을 나체사진과 합성해달라고 요청한 건데 7개월간 17차례나 합성사진을 만들었습니다.

합성을 의뢰할 때 여성을 두고 성적으로 비하하는 표현을 쓰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A 씨가 사진이 담긴 휴대전화를 잃어버렸고, 이를 주운 사람이 합성사진을 발견해 피해자에게 전달하면서 범행이 드러났습니다.


수사 중 휴대전화에서는 A 씨가 지하철 등에서 여성의 신체부위를 찍은 불법촬영 사진들도 발견됐습니다.

재판에 넘겨진 A 씨, 1심과 2심에서는 유죄가 인정돼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는데 대법원은 무죄라고 판단했습니다.

2019년 기소될 당시 법으로는 합성사진이 음란물이 아니기 때문에 처벌할 수 없다는 겁니다.

합성사진과 이른바 딥페이크 영상은 n번방 사건이 불거진 뒤 2020년에야 법 개정으로 처벌이 가능해졌습니다.

▶ 박봉정숙 / 당시 한국여성인권진흥원장 (2019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
- "사진 합성이라든가 사진 변조라든가 이런 방식을 통해서 굉장히 변종되는 다양한 방식의 디지털 성폭력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서…."

불법촬영도 무죄로 뒤집혔습니다.

수사기관이 피해자로부터 받은 A 씨 휴대전화를 포렌식 할 때 주인인 A 씨의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았다는 이유였습니다.

대법원은 합성 의뢰 당시의 성적 비하 발언만 유죄로 인정된다며 사건을 다시 재판하라고 돌려보냈습니다.

MBN뉴스 우종환입니다. [woo.jonghwan@mbn.co.kr]

영상편집 : 김상진
그래픽 : 유승희, 이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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