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33억 쯤이야" 결재 규정 무시한 공무원…윗선은 알고도 쉬쉬
입력 2024-01-05 19:00  | 수정 2024-01-05 19:41
【 앵커멘트 】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에서 30억 원이 넘는 예산을 공무원이 결재도 받지 않고 집행했습니다.
해당 기관은 이런 사실을 알고도 쉬쉬하면서 덮어버렸고요.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평가에서 전국 최하위를 기록한 전라남도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강세훈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전라남도 완도군의 조그만한 섬에서 항만 건설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완도군과 업체는 1년 전 사업비 21억 9천만 원을 증액해 달라고 요청했고 전라남도는 이를 승인했습니다.

당시 전라남도가 작성한 공문서입니다.


국장 결재도 없이 해당 부서 과장이 전결처리했습니다.

전라남도 규정에는 10억 원 이상 증액 시 국장 결재를 받도록 돼 있습니다.

▶ 인터뷰 : 전라남도 관계자
- "그때가 연말이고 인사도 있고 바쁘니까 그렇게 된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해당 과장은 같은 날 다른 공사도 11억 6천만 원의 사업비 증액을 승인했습니다.

두 건을 합쳐 33억 원이 넘는데 승인을 요청한 지 불과 하루 만에 이뤄졌습니다.

▶ 인터뷰 : 전라남도 관계자
- "재해라든가 응급 대처할 때 시급한 상황이지 사업계획 변경한 것은 (시급한 게 아닌데….)"

규정을 무시하면서 공사비 증액을 승인한 것을 두고 업체와 결탁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전라남도 당시 과장
- "절차상 (결탁한) 오해의 소지가 있습니다만 이번에 한 번 (보도는 자제)해주십쇼. 찾아뵙고 인사를 해야 하는데…."

해당 부서 국장은 윗선에 보고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전라남도는 공무원 50명이 사무관리비를 횡령해 시끄러울 때였습니다.

▶ 인터뷰 : 전라남도 국장
- "내부적인 사항이고 그래서…. 윗분에게 누가 될까 싶어서 제가 (알리지 않았습니다.)"

전라남도는 MBN 취재가 시작되자 감사에 착수했습니다.

MBN뉴스 강세훈입니다.

영상취재 : 조계홍 기자
영상편집 : 이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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