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파에 떠는 가출 청소년들…"재워 줄게" 강력범죄 노출
입력 2024-01-05 08:55  | 수정 2024-01-05 09:22
【 앵커멘트 】
최근 1년 동안 가출한 적이 있는 청소년을 추산하면 17만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일부는 청소년 쉼터를 찾아가기도 하지만 무인점포 같은 곳으로 들어가 한파에 얼어붙은 몸을 녹인다고 하는데요.
자칫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도 큽니다.
한여혜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부모님과 사사건건 의견 충돌을 빚었던 16살 A 군은 5년 동안 10차례 넘게 가출했습니다.

거리를 전전하다 한파를 견디지 못해 식사와 간식, 차비를 지원하는 청소년 쉼터를 찾았습니다.

▶ 인터뷰 : 가출청소년
- "놀이터 이렇게 미끄럼틀에 이렇게 동그랗게 이렇게 돼 있잖아요. 중간 쪽에 걸쳐 앉아서 누워서 잤죠."

가출 청소년들은 무인점포 같은 곳에서 잠시 몸을 녹이기도 합니다.


▶ 인터뷰 : 조재천 / 강북청소년드림센터 팀장
- "무인 카페, 그 다음에 무인 편의점 그런 공간에 굉장히 많이 있더라고요."

일부는 잘 곳이나 음식을 제공해준다는 이른바 '헬퍼'를 찾기도 합니다.

▶ 스탠딩 : 한여혜 / 기자
- "제가 SNS에 가출했으니 도와달라고 직접 글을 올려봤습니다. 단 30분도 되지 않아 20개 가까이 메시지가 왔습니다."

스킨십을 해주면 재워주겠다며 성적 요구를 하거나, 모델 아르바이트를 소개해줄테니 사진을 찍어보내라는 황당한 요구도 있었습니다.

자칫 성범죄에 노출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지난해 서울에서만 최소 1만 명 이상의 청소년이 가출한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들을 보호하고 가정으로 복귀시키려는 대책도 겉돌고 있다는 지적도 계속됩니다.

서울시는 청소년 쉼터 17개를 운영하고 있지만 한 번에 수용할 수 있는 최대 인원이 180여 명에 불과하고, 쉼터를 몰라 실제 입소로 이어지는 경우도 저조하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조경현 / 서울시립청소년이동쉼터 서북권 팀장
- "200명도 채 안 되는 입소 인원 정원을 갖고 운영을 하다 보니까 한계가 분명히 있는 것 같습니다."

가정폭력과 학대로 인한 가출이 50%에 달하는 만큼 쉼터 등 보호시설을 늘리고 학업과 자립을 지원하는 정부의 다각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MBN뉴스 한여혜입니다. [han.yeohye@mbn.co.kr]

영상취재 : 김태형 기자, 신성호 VJ
영상편집 : 최형찬
그래픽 : 박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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