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4천 원짜리 낙서 썼다가 1억 원 물다…미성년자는 부모가 배상
입력 2024-01-04 19:02  | 수정 2024-01-04 19:54
【 앵커멘트 】
지난달 서울 경복궁 담장이 두 차례나 스프레이 낙서 테러를 당했는데 응급 복구 작업이 완료돼 오늘(4일) 가림막을 걷어냈습니다.
복구 기간 8일에, 비용만 1억여 원이 발생했습니다. 문화재청은 선처 없이 전액 손해 배상 청구를 할 예정입니다.
김문영 기자입니다.


【 기자 】
▶ 스탠딩 : 김문영 / 기자
- "숭례문의 공포부가 시커멓게 그을렸습니다. 복구가 불가능해 가져온 이 목재들을 보면 당시의 처참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08년 방화로 소실된 숭례문의 부재를 보관한 수장고에선 아직도 탄내가 납니다.

올해로 경력 55년차인 석장은 당시 무려 4년간 복원에 매달리며 고된 시간을 보냈습니다.

▶ 인터뷰 : 이재순 / 중요무형문화재 석장 보유자
- "재가 남아 있었잖아요. 우리가 해체할 때 피부병에 걸린 사람들이 몇 사람이 생기고 저도 거의 1년 반 동안 피부병을 앓을 정도로…."

삼전도비와 언양 읍성 등도 스프레이 테러를 당했고, 해인사와 경복궁 내에도 이름 등을 쓴 낙서가 있어 복원 작업을 했지만 훼손 전과 같은 '완전한 원형 복구'는 불가능합니다.

80%가량 복구 작업을 마치고 공개한 경복궁 담장에도 빨간 물감이 미세하게 남아 있습니다.


낙서 제거를 위해 8일간 약 1억 원의 복구비가 쓰였고 234명이 투입됐는데, 올 봄 2차 작업을 시작하면 추가 비용도 예상됩니다.

문화재청은 개정된 문화재보호법의 첫 사례로서 피의자들에게 비용 전액을 청구하고 미성년자라도 부모에게 배상 책임을 물을 예정입니다.

▶ 인터뷰 : 최응천 / 문화재청장
- "작은 낙서도 문화재에 심각한 위해를 준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인식시키고, 그에 따른 법률적인 조항도 (강구하고….)"

순찰 횟수와 인력을 늘리고 자동 알람과 경고 방송을 하는 CCTV도 확대합니다.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도 최선을 다하기로 한 가운데, 진정한 문화 강국을 위해선 국가 유산에 대한 인식 제고가 먼저라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김문영입니다.

영상취재 : 김석호 기자, 구민회 기자, 문진웅 기자
영상편집 : 김상진
그래픽 : 최진평, 염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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