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Musical] 뮤지컬 ‘레미제라블’
입력 2024-01-04 16:58 
(사진 ㈜레미제라블코리아)
사랑, 용기, 희망에 대한 대서사시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기반으로, 작곡가 클로드 메셀 숀버그와 작가 알랭 부브릴 콤비가 만든 뮤지컬 역작 ‘레미제라블. 37년간 53개국 22개 언어로 공연되어 1억3,000만 명이 관람한 뮤지컬계의 스테디셀러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13년 초연, 2015년 재연 이후 이번 시즌이 10주년 공연이다. 초연과 재연 시 60만 명의 관객이 무대를 직관했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이 이토록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이야기의 힘이다.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모순적인 현실 상황 속 우리가 연민해야 할 대상과 추구해야 할 진실한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장발장이라는 인물의 삶을 따라 다양한 인간 군상을 그려내며, 관객으로 하여금 인간 존재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졌다. 이런 이유로 세계에서 가장 오랜 기간 공연되고 있는 뮤지컬이 될 수 있었다.
기구한 운명의 청년 장발장은 빵을 훔친 죄로 19년을 감옥에서 지낸 후 가석방되지만 전과자에 대한 배척과 멸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우연한 기회에 딘뉴 주교의 사랑을 경험하게 된 그는 새롭게 인생을 시작하게 되고, 시장까지 된다. 어려운 이들에게 온정을 베풀어 주는 그에게 시민들은 사랑과 존경을 보낸다. 어느 날, 장발장은 딸의 양육비를 벌기 위해 몸을 파는 여인 판틴을 구해 돌보게 되지만 법과 제도를 맹신하는 자베르 경감에게 다시 쫓기는 신세가 된다. 그는 엄마의 죽음으로 세상에 홀로 남겨지게 된 판틴의 딸 코제트를 구해 수도원으로 잠적하고 10년의 세월이 흐른다. 어느덧 아름다운 숙녀로 성장한 코제트는 마리우스라는 학생 혁명가와 사랑에 빠진다. 혁명에 참여한 마리우스는 죽음의 위기에 놓이게 되고, 장발장에 의해 목숨을 구한다. 그의 숭고한 인간애와 박애 정신은 평생 그를 쫓던 자베르 경감의 마음마저 변화시킨다.
(사진 ㈜레미제라블코리아)
극은 빅토르 위고의 원작 속 이야기뿐만 아니라 웅장한 음악과 무대 역시 보는 재미를 더한다. 작곡가 클로드 미셸 손버그, 작가 알랭 부브리 콤비의 가슴 뛰는 음악이 송스루 뮤지컬(Sung Through-Musical)로 탄생돼 ‘레미제라블만의 독보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I Dreamed a Dream, ‘One Day More, ‘On My Own, ‘Bring Him Home, ‘Stars 등 웅장하고 아름다운 선율이 관객의 심장을 울린다.
배역들의 열연도 ‘레미제라블의 몰입도를 높인다. 다수의 인물이 등장하는 가운데 다양한 세대가 저마다 다른 서사를 가지고 자신의 이야기를 이해시켜야 하기 때문에 배우들의 열연은 중요하다. 1년여에 걸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배우들은 강도 높은 연습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한층 높였다. 또 이야기 흐름의 이해도를 높이는 무대 장치와 각 인물에 집중할 수 있는 조명 역시 작품 자체에 빠져들 수 있는 요소.
등·퇴장은 물론 바리케이트 장면, 장발장이 마리우스를 살리는 하수구 장면 등이 사실적으로 표현되며 희망과, 절망, 좌절을 오가는 긴박한 혁명이 효과적으로 전달된다.
Info
장소: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기간: ~2024년 3월10일
시간: 화, 목, 금 7시30분 / 수 2시30분, 7시30분 / 주말, 공휴일 2시, 7시
출연: 장발장 – 민우혁, 최재림 / 자베르 – 김우형, 카이 / 판틴 – 조정은, 린아 / 테나르디에 – 임기홍, 육현욱 / 앙졸라 – 김성식, 김진욱 등

[ 김은정(칼럼니스트) 사진 및 자료제공 ㈜레미제라블코리아]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12호(24.1.9)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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