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셋째 낳으세요" 중국 공무원 전화돌려…출산 장려책 잇따라
입력 2024-01-04 14:36  | 수정 2024-01-04 15:03
시진핑 국가주석 / 사진=연합뉴스
현재 14억 인구수…2100년엔 5억명 관측도
가부장제 여성 출산, 육아 역할 강조


중국 정부가 저출산을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출산 장려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집집마다 셋째 아이를 낳으라고 권고하며 거액의 출산 장려금 지급을 광고하고 있지만, 정작 신생아 수는 건국 이래 최저수준까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합계출산율은 1.09명까지 떨어졌습니다. 신생아 숫자도 965만을 기록해 1949년 건국 이래 처음으로 1000만명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면 현재 약 14억명에 달하는 중국 인구 수도 2100년에 약 5억명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옵니다.

앞서 홍콩 명보에 따르면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달 31일 2024년 신년사를 발표하며 자신의 가족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어린 딸과 함께 찍은 사진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전통적인 가족에 대한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지난해 10월 시 주석은 전국여성대표회의에서 "결혼, 육아와 관련된 새로운 문화를 적극 육성해야 한다"며 "여성 사업은 부녀 자신의 발전뿐 아니라 가정의 화목, 사회의 조화, 국가의 발전과 민족의 진보와 관련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적극적인 사회진출보다 출산과 육아 등 전통적인 여성의 역할에 더 충실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입니다.


시 주석에 이어 중국 당국도 출산과 육아를 장려하는 메시지를 잇따라 보내고 있습니다. 두 아이의 엄마라는 허예징 씨는 "최근 지역 관리들로부터 셋째 아이를 가지라는 권유 전화를 여러 번 받았지만 계획은 없다"며 "아들이 다니는 유치원의 경우 원생이 부족해 교실 수를 반으로 줄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여성인 장모씨는 2014년 둘째를 출산했지만 당시의 산아제한정책인 '한자녀 정책' 탓에 벌금을 부과받았습니다. 결국 추가 임신을 막기 위해 자궁 내 피임장치를 3개월마다 검사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이를 더 낳으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아 "화가 나서 삭제한다. 정부가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은 내버려뒀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지방자치단체들은 출산장려금 제도를 발표했습니다. 광둥성과 같은 주요 지자체에서는 첫째 자녀 출산 시 3000위안(약 55만원)의 출산장려금과 3년간 매년 1500위안씩 보조금을 지원합니다. 둘째와 셋째 자녀 출산 시에는 각각 5000위안과 1만 위안의 출산 장려금을 지급하고, 매년 2500위안과 3000위안의 육아 보조금을 3년간 지원합니다.

[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sugykk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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