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저귀, 우유 부족해"…전쟁 중 태어난 가자지구 네쌍둥이
입력 2024-01-02 11:43  | 수정 2024-01-02 11:52
전쟁 중 태어난 가자지구 쌍둥이 / 사진 = 연합뉴스

새해에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포성이 멈추지 않는 가운데, 전쟁통에 네쌍둥이를 출산한 팔레스타인 부부의 사연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AP와 AFP 통신, APTN 등 보도에 따르면, 가자 남부 데이르 알발라 난민촌에서 지내고 있는 이만 알마스리(28)는 지난 달 18일 제왕절개를 통해 딸 둘과 아들 둘 네쌍둥이를 출산했습니다.

지난해 10월 전쟁이 터졌을 당시 임신 6개월이었던 이만은 남편과 다섯 아이를 데리고 북부 베이트 하눈의 집을 떠나 피란길에 나섰습니다.

이만은 자발리아 난민촌까지 5㎞가량 걸어서 이동한 뒤, 남부 난민촌을 향해 다시 피란길을 떠났습니다.


그는 AFP 통신에 "이동한 거리가 너무 길었다"며 피란길이 "임신 상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습니다.

피란을 떠날 때는 1~2주 안에 전쟁이 끝나 다시 집에 돌아갈 수 있을 거라 믿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전쟁통에 출산까지 하게 됐습니다.

게다가 밀려드는 부상자에 병상이 부족한 병원에서 이만은 몸조리를 할 새도 없이 신생아들을 데리고 퇴원해야 했습니다.

이만과 그의 남편은 네쌍둥이 중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한 명만 병원에 남겨둔 채 태어난 지 열흘 된 신생아 세 명과 다섯 아이를 데리고 남부 데이르 알발라 난민촌에서 피란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전쟁 중 태어난 가자지구 쌍둥이 / 사진 = 연합뉴스

원래 학교 건물이었던 난민촌에서 이들 대가족은 다른 피란민 50여 명과 함께 한 공간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이만은 열흘째 아기들을 목욕시키지 못하고 있다면서 깨끗한 물과 우유, 기저귀 모두 심각하게 부족하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평소라면 두 시간마다 아이들의 기저귀를 갈아주겠지만, 기저귀가 부족해 아껴야 한다"며 아침 저녁으로 하루에 두 번밖에 기저귀를 갈아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만의 남편 아마르 알마스리(33)는 AFP에 "황달을 앓는 딸 티아에게 모유 수유를 해주기 위해선 아내가 단백질이 들어간 음식을 먹어야 하고, 우유와 기저귀도 필요하지만 아무것도 구할 수가 없다"고 털어놨습니다.

전쟁 중 태어난 가자지구 네쌍둥이 / 사진 = 연합뉴스


[정다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azeen9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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