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이재명 만나 '현애살수' 언급...이유는?

2시간 회동서 "어려운 상황에서 집착 버리고 결단하라" 사자성어 인용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오찬 회동에서 사자성어 '현애살수'를 언급하며 사실상 거취 결단을 촉구했습니다.

현애살수는 낭떠러지에서 잡고 있던 손을 놓는다는 뜻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집착을 버리고 비장한 결단을 하라는 취지입니다.

정 전 총리는 이 대표와 오늘(28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약 2시간 동안 오찬 회동을 갖고,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통합과 혁신이 필요하다고 조언하며 이같이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이 대표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원론적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날 오찬 회동과 관련해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정 전 총리가 이 대표에게 "당 대표가 책임감을 가지고 최근의 상황들을 수습해 달라"며 중도층을 견인할 전략, 지역적으론 수도권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정 전 총리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기고, 타이밍이 중요하기 때문에 깊이 숙고해서 해야 한다"며 현애살수를 인용했다며 "정 전 총리가 비대위나 2선 후퇴와 같은 것에 대해 콕 찝어 말씀하지 않으셨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정 전 총리 측에서는 당 대표가 분열에 명분을 줘선 안된다며 에둘러 조언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회동에서는 통합비상대책위원회나 공천관리위원장 인선 등과 같은 세부 현안이나 신당 창당을 선언한 이낙연 전 대표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 안팎에서는 이 전 대표 최측근인 남평오 전 총리실 민정실장이 이 대표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최초로 제보한 사실이 어제(27일) 공개되면서 사실상 두 사람의 회동은 물 건너간 것이라는 분위기도 읽힙니다.

[오지예 기자/calling@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