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도봉구 아파트 화재, 외벽 창틀 방화 기준 없는 탓"....윤 대통령 지적에도 국토부 시행규칙 제정 미적미적
입력 2023-12-28 15:13  | 수정 2023-12-28 16:18
성탄절 새벽에 화재가 발생해 2명이 숨진 서울 도봉구의 한 고층 아파트에 26일 화마의 흔적이 남아있다. 2023.12.26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 국감서 지적
윤 대통령 방화 창틀 문제 지적했지만, 국토부는 2년 넘게 시행규칙 제정은 미뤄


성탄절 새벽에 발생한 서울 도봉구 아파트 화재에 대해 "아파트 외벽 창틀에 대한 방화성능 기준이 없어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대전 동구)은 국정감사에서 "아파트 외벽 창호에 대한 방화성능 기준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장 의원에 따르면 불이 난 도봉구 아파트 외벽 창틀은 대부분 가연성 물질이라 3층에서 17층까지 순식간에 화염이 치솟았습니다.

가연성 창호에 불이 붙자 곧바로 창호가 뒤틀려 유리창이 깨지면서 화염이 위층으로 빠르게 번졌다는 겁니다.

실제로 국토교통위원회 수석전문위원실은 창틀 방화성능 기준을 국토부령으로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검토의견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


장 의원은 "화재 발생에 따른 대형 참사를 줄이기 위해 국회가 입법하고 대통령령으로 공표됐음에도, 2년 5개월이 넘도록 국토부가 시행규칙을 제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서둘러 외벽 창호에 대한 방화성능 기준을 만들어 입법 부작위를 해소하고 시민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국토부는 3층 이상 공동주택 및 병원, 학교 등 특수건축물 외벽 창호에 ‘난연재료 를 사용하라고 정한 ‘건축법 일부개정안(건축법 52조 4항)의 국회 본회의 통과(2020년 12월 1일) 후 창호 화재 안전기준 규칙 제정에 착수했지만, 2년 5개월째 제정을 미루고 있습니다.

당시 국토부는 난연 성능을 통과한 창호가 없어 자기 소화성 기준으로 한 규칙을 입법예고 하려다가 각계의 반대에 부딪혀 한 발 물러났습니다. 불이 붙으면 스스로 꺼지는 자기 소화성 기준이 적용되면, 불에 타는 PVC 등 가연성 소재가 사용될 수 있어 화재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결국 국토부는 올해 초 방화 난연 성능 시험을 다시 시행했고, 알루미늄 창호 5개 제품이 난연 등급을 통과했습니다. 국토부 인정 공인기관의 테스트에서도 19개 알루미늄 제품이 난연 성능 기준 적합 인증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국토부는 여전히 시행규칙 제정을 미루고 있어 화재 시 위험성을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25일 새벽 5시쯤 난 서울 도봉구 아파트 화재로 30대 남성 2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특히 숨진 2명 모두 가족을 지키려다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습니다.

[이혁근 기자 root@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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