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1건당 15만 원"..보이스피싱 범행 가담한 전직 경찰 구속
입력 2023-12-28 13:42  | 수정 2023-12-28 14:44
서울서초경찰서 / 사진 = 연합뉴스


보이스피싱 범행에 가담한 퇴직 경찰이 범죄 수익을 전달하다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전직 경찰 A 씨를 전기통신금융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어제(27일)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A 씨는 지정된 장소에서 특정 인물에게 금괴를 전달 받아 현금으로 바꿔주면 1건 당 15만 원을 준다는 구인광고에 응하면서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하게 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보이스피싱범이 돈을 송금한 피해자, 피해액을 송금받아 금괴로 바꿔 전달한 사람, 이를 전달받은 전달책 3명에게 각각 전화를 건 전형적인 삼각사기"라고 설명했습니다.


우선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범은 검사를 사칭해 피해자 B 씨에게 접근한 뒤 "통장이 범죄에 연루됐다, 우리가 불러주는 계좌로 이체하면 자금 흐름을 봐서 범죄에 연루됐는지 확인하겠다"고 속인 뒤 두 차례에 걸쳐 총 8천 3백만 원을 이체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후 해당 피해 금액을 수령하기 위해 차명 계좌가 필요했던 보이스피싱범은 대출 광고를 뿌려 대환 대출을 받으려는 C 씨에게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면서 C 씨에게 "대출을 받으려면 거래내역이 많아야 한다, 계좌에 B 씨 이름으로 돈이 들어가면 이를 인출해 금괴로 바꿔 전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피해액을 송금받은 C 씨는 지난 19일 먼저 4천 9백만 원을 금괴로 바꿔 서울 강남구 양재역 5번 출구 인근에서 전직 경찰 A 씨에게 전달했는데, 오후에 다시 3천 4백만 원 상당의 금괴를 전달하게 되자 이상함을 느끼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C 씨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게 검거된 A 씨는 "B 씨나 C 씨와 통화한 적도 없고 고액 아르바이트인 줄 알았다"며 관련 혐의를 강력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 본인이 신고했다면 속아서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볼 수 있겠지만 이번 건은 본인이 신고한 게 아니다"라며 "미필적으로나마 범행을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최민성 기자 choi.minsung@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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