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가 개장한 지 하루 만에 붕괴 사고가 난 눈썰매장 사건과 관련해 공식 사과하고 피해 보상에 나섰습니다.
신병대 청주시 부시장은 오늘(26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를 본 분들과 시민에게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죄송하다"며 "전문가와 함께 안전점검을 강화하고, 피해자에 대한 직간접적 지원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사고 원인 분석과 경찰 수사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도 했습니다.
청주시 기자회견 / 사진 = 연합뉴스
앞서 크리스마스 이브였던 지난 24일 오후 4시 30분쯤 청주시 상당구 지북동에 위치한 눈썰매장 내 철제와 비닐구조인 보행 통로 지붕이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붕괴됐습니다.
이로 인해 사고 당시 3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이들 중 10대와 20대 2명은 아직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고 발생 후 부상 신고를 접수 받은 결과 8명이 추가로 목, 발목 등의 통증을 호소해 이번 사고로 인한 부상자는 총 11명이 됐습니다.
해당 눈썰매장은 민간업체가 청주시로부터 위탁 받아 운영하는 곳으로 지난 23일 개장해 내년 2월까지 운영될 예정이었습니다.
개장한 지 하루 만에 붕괴 사고가 발생해 문을 닫게 된 겁니다.
청주 눈썰매장서 시설물 붕괴사고 / 사진 = 연합뉴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와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성명을 내고 "이번 사고는 명명백백한 인재이고 안전불감증 청주시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낸 사고"라며 "'꿀잼'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한 지속 가능성 없는 행사와 개발 위주의 사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시는 이 사고로 다친 시민에 대해 상해후유장해 심사를 거쳐 시민안전보험금을 지급할 계획입니다. 눈썰매장 운영업체도 보장규모 1인당 최고 1억 5,000만 원인 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충북소방본부 권민호 소방장(41) / 사진 = 충북소방본부 제공
이런 가운데, 사고 당시 현장에 있던 소방관이 중상자로 집계됐던 남자아이와 여성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충북안전체험관 소속 권민호 소방장은 아내, 초등생 아들과 함께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아 눈썰매장을 찾았다가 이동 통로가 무너져 내리는 걸 목격했습니다.
권 소방장은 자신의 바로 뒤에 있던 시민 4명이 잔해 더미에 깔리자 다른 시민들과 함께 이들을 빼냈고, 무너진 이동 통로 위쪽을 향해 이동해서는 성인 몸통 만한 얼음 더미와 철제 구조물 속에 거품을 물고 쓰러져 있던 남자아이를 꺼냈습니다.
또 잔해 더미에 눌려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 의식을 잃은 여성을 구한 뒤 심폐소생술을 시행해 여성의 목숨을 살렸습니다.
두 사람 모두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지만 권 소방장 덕분에 소방 당국이 도착하기 전 의식을 회복했습니다.
권 소방장은 "소방관으로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며 "압사 위험이 있으니 잔해더미에 올라가지 말라는 등의 통제를 잘 따라주고 힘이 닿는 대로 함께 열심히 구조 작업을 펴 주신 시민분들께 감사한 마음"이라고 밝혔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