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안 닮은 내 초상화가 17만 원?…파리 몽마르트르 '그림 사기' 주의보

관광객에 바가지 요금…돈 안 주면 '험악' 돌변

프랑스 파리의 유명 관광지인 몽마르트르에서 '그림 사기'를 당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왔습니다.

18세기 말부터 파블로 피카소, 빈센트 반 고흐,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등 유명 화가가 거쳐 간 몽마르트르 테르트르 광장에는 지금도 화가들이 활발히 활동하며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고 있습니다.

특히 이 예술가 광장에는 늘 캔버스와 이젤이 놓여있는데 여기에서 활동하려는 캐리커처, 즉 초상화 화가는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이들은 두 명이 한 부지를 공유하며 올해 기준 321.31유로(우리 돈 46만 원)의 연회비를 납부합니다.

따라서 손님을 찾아다니며 그림을 그려준다고 하는 화가들은 사실상 '불법'입니다.

몽마르트르의 '예술가 광장'에서 공인받고 활동하는 화가들 / 사진 = 연합뉴스

현지시간 24일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에 여행 온 미국인 메건(30)은 예술가들이 사랑한 몽마르트르를 거닐다 화가가 모인 테르트르 광장을 발견했습니다.

매건은 테르트르 광장 근처 식당의 테라스에 앉아 마카롱과 따뜻한 음료를 즐기고 있다 한 남성이 "오 아름다우십니다"라며 다가와 초상화를 그려주겠다고 했습니다.

이 남성은 스케치북 위에 연필을 몇 번 쓱쓱 문지르고 색칠을 좀 하는가 싶더니 15분 뒤 메건에게 120유로(약 17만 원)를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분명 초상화라고 했는데 메건이 보기엔 자신과 비슷하지도 않았고, 눈도 찌그러져 있었습니다.

메건은 "너무 비싸다"고 항의했지만 이 남성은 그림을 그렸으니 돈을 달라고 우겼습니다.

현금이 없다고 하자 이 남성은 '친절하게' 근처 현금인출기로 데려가 돈을 뽑아 달라고 했습니다.

메건은 "혼자 있어서 접근하기 쉬웠던 데다 흥정을 시도하지도 않아서 그랬던 것 같다"며 "주의를 기울였어야 했다"고 후회했습니다.

구청은 이들의 불법 행위를 막기 위해 정기적으로 불법 화가를 퇴거시키고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장비를 압수한다는 입장입니다.

파리시 역시 몽마르트르를 담당하는 18구 경찰서에서 분기별로 열리는 운영그룹 회의에 참여해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다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azeen9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