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평균이 10글자' 뜻 모를 아파트 이름…서울시 가이드라인 마련
입력 2023-12-23 12:03  | 수정 2023-12-23 12:20
서울시청사 전경 / 사진=연합뉴스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빛가람 대방엘리움로얄카운티1차', 전남 나주에 있는 한 아파트의 공식 명칭입니다.

서울에 있는 또 다른 아파트의 명칭은 '항동 중흥에스클래스 베르데카운티'로 15글자에 달합니다.

부동산 정보 조사 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전국에서 분양된 아파트 단지명의 글자 수는 1990년대 4.2자에서 2000년대 6.1자, 2019년 9.84자로 점차 길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신축 아파트의 외래어와 별칭 사용이 크게 늘면서 10글자짜리 이름이 평균일 정도로 단지명이 복잡해졌습니다. 글자 수가 크게 늘어난 데다 외국어까지 섞여 있어 무슨 지역의 어떤 아파트인지 한 번에 파악하기 힘듭니다.


지난해 서울시가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금의 공동주택 명칭은 길고 복잡해서 불편하다'는 답변이 77.3%에 달했습니다. 응답자의 60.3%는 '최대 4~5글자가 적정하다'고 답했습니다.

이에 서울시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아파트 이름을 짧고 쉽게 만들기 위한 권고안을 내놨습니다.

지난 21일 서울시는 서울시청 서소문청사에서 열린 '공동주택 명칭 개선 3차 토론회'를 통해 아파트 명칭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습니다.

아파트 이름을 지을 때 '어려운 외국어 사용 자제하기', '고유지명 활용하기', '애칭 사용 자제하기', '최대 10자 적정 글자 수 지키기' 등을 권고한 겁니다.

토론회에 참석한 대형 건설사들도 아파트 명칭 개선을 위한 자정 노력에 동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시는 특히 지명을 활용한 아파트 이름을 지을 때 법정동과 행정동을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예를 들어 '잠실', '반포', '목동' 등의 지역에 해당하지 않는데도 집값 향상 등을 위해 임의로 지역 명칭을 갖다 붙여선 안 된다는 겁니다.

다만 해당 권고는 강제성이 없어 큰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브랜드를 강조할수록 외국어 애칭이 많을수록, 아파트 가격이 오른다는 인식을 넘어서야 하는 과제도 남아 있습니다.

서울시는 의견수렴을 거쳐 최종 가이드라인을 내년 초 배포할 방침입니다.

[박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akjy785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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