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그 친구 수영은?" 故채 상병 사고 직후 사단장 목소리 공개
입력 2023-12-22 09:40  | 수정 2023-12-22 10:00
지난 7월 해병대원들이 경북 예천에서 실종자 수색 작전을 펼치는 모습,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 사진 = MBN
채 상병 속했던 포병7대대장과 통화한 내용

지난 7월 발생한 해병대 고(故)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임성근 당시 해병대 1사단장이 사고 직후 소속 부대장과 통화한 내용이 공개됐습니다.

오늘(22일) MBC, JTBC 등 보도에 따르면, 경북 예천에서 호우로 실종된 사람을 수색하던 채 상병이 급류에 휩쓸렸다는 소식을 들은 임성근 전 사단장은 현장 지휘관과 곧바로 통화를 나눴습니다.

임 전 사단장은 채 상병이 속해 있던 포병7대대의 대대장에게 "어떻게 됐나"라고 묻고, 대대장은 다급한 목소리로 "저도 현장으로 가고 있다. 깊은 데서는 안 했다는데, 인원이 더 내려가고 지금 안 보인다고 그래서 빨리 가고 있다"고 말합니다.

약 7분 후 임 전 사단장과 대대장은 다시 통화를 했습니다.


임 전 사단장은 "왜 빠졌고, 누가 옆에 있었는지 알 수 있나"라고 묻고 대대장은 "삽으로 물 바닥을 긁다 보니 지반이 무너져서 빠져 들어갔다고 한다"고 설명합니다.

채 상병이 수영을 할 줄 아는지도 확인합니다.

임 전 사단장이 "그 친구가 수영할 줄은 아나"라고 묻자 대대장은 "수영 잘 한다고 한다. 덩치도 좋고 수영도 잘 한다고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수영을 잘 한다'는 채 상병은 결국 물 밖으로 다시 떠오르지 못하고, 사고 발생 14시간 후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11월 28일 해병대 군사경찰병과장 보직해임심의위원회에 출석하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 사진 = 연합뉴스

사망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해 수사를 시작했던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은 지휘관의 정당한 명령을 어겼다는 이유로 보직해임 처분을 받고, 현재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당시 현장 지휘관들은 "사고 당시, 급류가 너무 거세서 수색 작전을 중단해야 한다고 보고했지만, 임 전 사단장이 계속 진행하라고 지시했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임 전 사단장은 "물에 들어가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으며, 현장 지휘관들의 잘못으로 벌어진 사고"라는 내용의 진술서를 군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포병7대대장은 임 전 사단장의 진술이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에 해당된다며 지난 9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임 전 사단장을 고발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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