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꺾어주겠다"며 한 살배기를 '퍽퍽'…친모와 함께 폭행한 남녀

공범들, 가정폭력 당한 지인 데려와 생활하며 한 살 아들 함께 학대
기저귀 터지고 구둣주걱 부러질 때까지 맞은 아이, 병원서 사망

한 살배기 아들을 거듭 학대하고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친모의 공범들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일부 인정했습니다.

오늘(21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기소된 A 씨(29·남)와 B 씨(26·여)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이 대전지방법원에서 열렸습니다.

이들은 지난 8월 말부터 동거남에게 가정폭력을 당한 지인 C 씨(28·여)를 집으로 데려와 생활하며 C 씨의 아들을 학대한 혐의를 받습니다.

B 씨가 돌이 갓 지난 아들 D 군(1)을 훈육하는 모습을 본 A 씨와 B 씨는 "기를 죽여놔야 네가 편하다. 우리가 기를 꺾어주겠다"고 말했고, 그렇게 이들의 한 살배기 학대가 시작됐습니다.

폭행 이유는 다양했습니다. 밤에 잠을 자지 않는다고 때렸고, 낮잠을 오래 잔다고, 차에서 창문을 열었다고 때렸습니다.

집게, 세척 솔, 휴대전화 충전기, 태블릿 PC 등 도구를 가리지 않고 폭행했습니다.

9월 말부터는 함께 놀러 간 호텔에 있던 나무 구둣주걱을 집에 가져온 뒤 지속적으로 D 군을 폭행했습니다. 다른 이들의 눈에 띄지 않게 하려 허벅지를 집중적으로 때리기로 모의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10월 4일 오후 2시, 기저귀가 터지고 구둣주걱이 부러질 정도로 폭행을 당한 D 군은 결국 숨졌습니다. 부검 결과 사인은 외상에 의한 저혈량성 쇼크사입니다.

D 군은 숨을 고르게 쉬지 못 하고 동공이 확장되는 등 이상 증세를 보였는데도 1시간 넘게 방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B 씨는 법정에서 자신의 범행을 모두 인정했습니다. A 씨는 "발바닥을 주로 때렸으며 특정 도구를 사용해 폭행하지는 않았다"며 혐의를 일부 부인했습니다.

재판부는 현재 진행 중인 C 씨 재판과 이 사건을 병합해 내년 1월 25일 오전 11시에 증거조사를 실시할 방침입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