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생물학자인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가 저출산 문제에 대해 "적은 숫자의 국민으로 어떻게 사람답게 살 수 있었냐를 모색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 아닌가"라고 말해 화제입니다.
최 교수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국가 소멸? 내가 힘든데 그게 중요한가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습니다.
이 영상에는 방송인 서경석 씨, 최인철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개그우먼 임라라 씨,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 씨 등이 출연해 저출산 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눴습니다.
임라라는 "'이기적 유전자' 등 책에 따르면 사람은 자신이 결국에 이득이 되는 대로 살지 않나. 농경사회 때는 애를 많이 낳으면 애들이 벼도 수확해 주고 나한테 도움이 됐다"면서 "요즘은 내 몸 하나 건사하기도 힘들고, 30대까지도 부모님 수하에서 용돈 받는 젊은 친구도 많다. 슬프지만 (아이가) 필요 없어지기 때문에 더 (출산율이) 줄어들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강형욱은 "지구가 수용할 수 있는 인구가 25억이라 들었는데 100년, 200년 뒤에는 인구가 확 줄지 않을까"라고 예측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최 교수는 "어떤 의미에서 보면 대한민국 사람들은 진화적인 관점으로 기가 막히게 적응을 잘하는 민족이다"며 "새끼를 낳아서 기를 수 없는 상황에서 새끼를 낳는 동물은 절대로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낼 수 없다. 상황이 좋아졌을 때 새끼를 낳아야 하는 거다"고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열심히 노력하면 언젠가는 출산율 1.8명, 더 열심히 노력하면 2.1명(인구가 줄어들지 않는 수준의 출산율)을 회복하는 날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라면서도 "저는 그런 날 안 왔으면 좋겠다"라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습니다.
최 교수는 "전 지구적으로 보면, 지금은 우리가 억지로 기술로 지구가 인구를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놓은 상태다.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까"라며 "모든 환경 문제는 궁극적으로 다 인구문제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벌어지는 문제이기 때문에 사실은 우리는 줄여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지난 몇십 년 동안 우리가 얼마나 열심히 노력했나"라며 "그래서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산아제한에 성공했고, 아프리카나 다른 나라에 열심히 전파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자국민의 숫자가 줄어든다고 잘 사는 나라들이 도로 출생률을 높이는 일을 하다 보니까 전 지구적으로는 이게 재앙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국가별로 서로 다른 전략을 쓰기 때문에 (합의를) 하기가 힘든 건데, 전 지구적으로 합의를 이룰 수 있다면 오히려 인구가 서서히 줄어들면 지구는 훨씬 더 살기 좋은 형성될 것"이라며 "그 선도적인 역할을 어쩌면 지금 대한민국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장나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angnayoungny@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