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압구정 롤스로이스男'에 징역 20년 구형

검찰 "피해자 사망했는데도 사죄 없어…엄벌 필요"
운전자 측 "합의 시도 중…피해회복 위해 노력"

마약류를 투약한 채 롤스로이스를 몰고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을 사망케 한 이른바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의 운전자에게 검찰이 징역 20년을 구형했습니다.

오늘(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열린 27세 신 모 씨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등 혐의 사건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젊은 나이로 사망한 피해자의 유족이 엄벌을 원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신 씨는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 수면 마취를 받고 롤스로이스를 운전하다 인도로 급가속 돌진해 20대인 피해 여성을 들이받고 구호 조치 없이 도주해 피해자를 사망케 한 혐의를 받습니다.

검찰은 "약물로 정상 운전이 어려운 상태에서 무고한 피해자를 처참히 들이받고는 운전석에 앉아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며 신고도 하지 않았다"며 "주변 사람에게 도움 요청조차 하지 않고 현장을 이탈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장에 돌아왔지만 여전히 피해자의 안위는 안중에도 없이 경찰에게 체포에 대해 항의하고 농담 섞인 전화를 걸었다"며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여론이 형성되자 그제야 '피해자 구호를 위해 현장을 이탈했다'고 변명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뇌사 상태에 빠진 피해자가 약 3개월 3주 만에 사망했는데도 피해자와 유족에게 단 한 번도 진심으로 사죄하지 않는 등 잘못을 반성하지 않았다"며 재판부에 엄벌을 촉구했습니다.

재판에서 신 씨는 당시 사고가 난 사실은 인지했으나 약물에 취해 있어 정상적 판단이 불가능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어 검찰이 '사고가 난 뒤 차량에 다시 탑승해 휴대전화를 만진 이유가 뭐냐'고 묻자 "휴대전화를 만진 기억은 없고, 피해자가 차 밑에 깔려있는 것을 보고 목격자들이 차를 후진하라고 말해 차에 탄 것"이라 답했습니다.

최후변론에서 신 씨의 변호인은 "(신 씨가) 혐의를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신 씨가) 휴식을 취한 뒤 운전대를 잡았어야 했는데 이 부분을 간과해 순간 잘못 판단한 것에 대해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합의를 시도하고 있고 어떤 방법으로든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신 씨는 "유가족께 사죄할 마지막 기회"라며 "고통스러웠을 고인과 평생 고통스러울 유가족께 죄송하고 제 잘못을 평생 뉘우치고 사죄하며 살겠다"라고 했습니다.

[정다빈 디지털뉴스 기자 chung.dabi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