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이라는 진보적 정체성을 염두에 두고 뽑았다며 논란
"우리 모두 불완전함을 갖고 있다"
"우리 모두 불완전함을 갖고 있다"
프랑스 미인대회 '미스 프랑스'에서 짧은 머리(숏컷)를 한 참가자가 우승한 가운데 일각에서 전통적인 여성미의 기준을 무시했다는 주장이 나오며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16일 열린 미스 프랑스 결선에서 20세 이브 질이 우승 왕관을 썼습니다.
인도양에 위치한 프랑스령 섬 레위니옹 출신의 수학 전공 대학생으로, 참가자들 사이에서 검고 짧은 머리가 특히 눈에 띄었습니다.
정당한 절차를 거쳐 프랑스 최고 미인으로 뽑혔지만, 온라인에선 질의 외모를 두고 의외의 불만이 터져 나왔습니다.
일부 '전통주의자'들은 질의 우승이 대회가 요구하는 미의 기준을 무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과거 우승자들을 보면 길고 찰랑거리는 머리, 풍만한 몸매, 큰 키를 가진 여성들이 주를 이뤘습니다.
모두 여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다양성이라는 진보적 정체성을 강요하는 '워크'(woke)를 염두에 두고 질을 뽑았다는 것이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워크는 '깨어있음', '각성' 정도로 번역되는 신조어로, 보수 진영에서 '정치적 올바름' 이슈에 과잉반응하는 이들을 비꼬는 의미로 쓰입니다.
이번 대회는 프랑스 전역에서 700만 명이 시청했으며 대중 투표는 우승자 선정에 50%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103년 대회 역사상 짧은 머리의 여성이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X(옛 트위터)의 한 이용자는 "그녀는 미스 프랑스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의 머리 스타일에는 관심이 없지만, 중성적인 몸은 확실히 '워크'로 작용하는 게 분명하다"고 썼습니다.
방송인 장마르크 모란디니는 "(질이) 몸매가 빈약하고 마른 체형과 짧은 머리로 인해 폭력적인 비난을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당사자 질은 결승 전 자신의 외모에 대한 비판이 일자 직접 모범을 보이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나는 더 이상 어린 소녀처럼 보이고 싶지 않았다"며 "하지만 나는 말괄량이는 아니다. 여자라고 느낀다"고 했습니다.
그는 자신을 향한 비판에 "누구도 당신에게 당신이 누구라고 지시할 수 없다. 우리는 긴 머리를 가진 아름다운 여성들에 익숙하지만, 나는 짧은 머리에 중성적, 좀 더 남성적인 외형을 선택했다. 나는 우리가 매일 참아야 하는 신체적 수치심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우리 모두 불완전함을 갖고 있다"고 받아쳤습니다.
한편 주최 측은 이번 대회 우승이 다양성의 승리라며 높이 평가했습니다.
[장나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angnayoungny@gmail.com]